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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한국 경찰의 혼 차일혁 총경 일대기 102 “사살한 적들 중에서 박달대장 박 某 등 간부 3명의 목을 잘라 와라.” 옆에 있던 김만석 기자가 펄쩍 뛰었다. “아니 나는 여지껏 차일혁 대장이 적의 시체를 잘 묻어준 온정 의 무인이라 신문에 보도를 하곤 했는데 거 무슨 야만인의 짓입니 까?” “상부의 명령이오. 적의 목을 가져오지 않는 한 전과를 확인할 수 없다는 거요.” 차일혁은 작두로 3명의 목을 잘라 소쿠리에 담아오게 했다. “아니 그럼 공비가 더 증오심을 품고 죽을 힘을 다해 싸우지 않 겠습니까? 왜 그런 어리석은 짓을 하는 겁니까?” “난 토벌대장일 따름이오.” “굳이 전과를 확인하기 위해서라면 전과를 올리지 않고 목을 안 가져가면 되지 않습니까?” “나 혼자만의 문제라면 그럴 수도 있소. 그러나 다른 부대에서 전과 확인을 위해 목을 자르고 있는데 차일혁 부대만이 빠질 수는 없지 않는가?” 부하 대원들은 곧 눈을 부릅뜬 채 피가 배어 있는 목을 들고 왔 다. 그것을 본 김 기자는 구역질을 할 듯 황급히 밖으로 뛰어나갔다. “대장님, 김 기자가 술을 마시고 지금 지서 앞에서 술에 취해 행패를 부리고 있습니다. 대장님께서 직접 가보셔야겠습니다.” 그날 저녁 들어온 보고였다. 과연 김만석은 지서 앞에서 고래고 래 고함을 지르고 있었다. “차일혁, 이 살인마야, 사람 백정아!” 그는 지서문을 발로 뻥뻥 걷어차며 차일혁이 당장 나와라, 죽여 버리겠다고 고함을 질렀다. 차일혁은 그의 곁에 가서 팔을 힘껏 잡았다. 엉망진창으로 취했는지 그는 턱없이 고꾸라졌다. 그를 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