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page

07 한국여성재단 여성활동가들의 모습을 옆에서 보며 느낀 것, 성과 많은 활동가들이 여성운동 혹은 사회운동과 여성학 공 부는 별개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하지만 현장에서 보이 는 자신과 자신이 만나는 사람들 그리고 사회의 여러 모 습들과 운동에서의 참여 과정과 결과를 활동가 자신이 스스로 의미화하고 해석하는 담론들을 만들어가야한다 고 생각한다. 한국 사회의 경우, 현장을 주로 대학 교수 들이 분석하고 진단한다. 영국의 경우 학위 과정에서 자 신만의 경험을 통한 문제의식과 목소리가 있어야만 할 것 을 강조한다. 적어도 현장에 대해서는 활동가 자신들이 전문가다! 라는 생각이 중요하다. <실천여성학>과정을 통해서 활동가들은 자신의 경험을 학문적 언어로 표현하면서 일종의 지식생산에 참여한다. 실제 활동가들의 석사논문들은 지역에서 그들 자신만의 경험 속에서 주어진 문제인식이 담겨있어 독창성이 높다. 하지만 활동가들은 굳이 학술논문으로 출판하고자 하지 는 않는다. 현장이 너무 바쁘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들의 공부가 학문적 지식생산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다하더라 고 많은 활동가들이 이런 생산물을 공유했으면 하는 바 람이 있다. 이러한 움직임이 곧바로 여성운동이나 사회 현안에 현저한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은 아니지만 과정이 끝난 후, 자신의 인식이 확장되어 자유로움을 느끼는 사 람들, 자신감이 높아져 어떤 행동에 두려움이 사라진 사 람, 여성운동에 대해 회의를 갖다가 다시 일할 힘을 가진 사람들 등 변화를 보였다. 개인들의 임파워먼트가 여성운 동과 그 주변에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기운을 불어넣어 주고 이들의 활동이 현장에서 뿌리내려 간다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한 사람이 변화하고 충만하고 기쁜 삶을 살 면서 자신의 리더십을 발휘하면 결국 그 흐름들이 사회를 변화시키는 힘이 될 것이다. 이것이 실천여성학이 존재하 는 하나의 의미가 아닐까 싶다. 8년차, 그동안 활동가들의 모습은? 더 깊이 있고, 더 자신감 있고, 더 밝고, 더 많이 웃고, 더 건강한 리더들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재학생 외 매년 10여 명씩 이 과정을 통해 총 78명의 장학생과 NGO학, 여성학 등 37명의 석사를 배출했다. 김민문정 고 양여성민우회 공동대표, 김숙경 군인권센터 사무국장, 나 정숙 안산시의원 (1기), 김수경 민노총 여성국장, 강진희 울산시 구의원 (2기), 한명희 서울시의원, 김금숙 전 사무 금융노련 공동대표 (3기)를 비롯해 대부분의 활동가들이 졸업 이후 현장에서 이전보다 더 중요한 리더 역할을 맡 아 활동하고 있다. 허오영숙 (3기)은 자신의 석사논문을, 박경미와 조이여울 (6기)은 활동내용들을 묶어 단행본을 출판하기도 했다. 여성단체 활동가들을 위해 국내 유일의 여성활동가 대상 여성학 석사학위 과정으로서 활동가들의 임파워먼트가 이뤄진 과정들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어떤 활동가들이 이 과정에 참여했으면 하나? 기본적으로 여성단체와 시민단체 상근활동가들을 우대 하지만 미래에 단체 활동가가 되고자 하는 사람들도 올 수 있다. 또한 여성주의와 여성학에 대한 관심이 있는 사 람도 가능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스스로 풀고 싶은 질문 이 많은 사람, 여성학 공부가 내게 정말 필요해, 난 이 문 제를 꼭 풀고 싶어! 많은 질문들을 가슴에 품은 활동가 들이 왔으면 한다. 그리고 젊은 활동가들도 보고 싶다. 현재 여성운동 상근 활동가들의 연령대가 40대 정도가 평균인 것 같다. 2030 젊은 활동가들이 4050세대들과 소통하고 연대하며 같은 공간에서 섞일 때 서로의 경험 과 차이를 배우고 존중하면서 더욱 풍부해지는 것을 보 아왔다. 자기 질문을 갖고 온 활동가들은 이 과정을 통 해 질문에 대한 답 그 이상의 소중한 무엇을 얻어갈 것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