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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한국여성재단 외가에서의 추억만들기 아이들은 빠르게 외가에 적응했어요. 엄마의 나라에 서 말도 통하지 않는 외가가족들과 스스럼없이 노는 걸 보면 역시 애들이구나, 느낄 수 있었지요. 할머니, 할아버 지의 무릎에 앉아 음식을 먹고 볼에 입맞춤하는 모습, 짧은 기간 동안 할머니, 할아버지가 보여준 손자사랑은 뭐라도 다 해주고 싶은 사랑이 가득했어요. 할아버지는 손자를 오토바이에 태워 신나게 바람을 가르며 달리고, 낚시도 함께 하며 추억을 만들었고 아이들은 직접 만든 효도쿠폰을 전하며 어깨를 주무르고 깨알같은 웃음을 선물했어요. 이곳이 엄마가 다닌 학교란다 한 이주여성은 자신이 다녔던 초등학교에 아이를 데 려가 엄마가 이 학교를 다녔단다, 라며 학교를 소개했고 그곳의 아이들은 반갑게 아이를 환영해 주었어요. 여행 전, 아이가 엄마나라에 대한 자긍심을 가지고 자존감을 갖기를 바랐던 부모는 그 느낌을 자연스럽게 가슴에 담 아올 아이들이 자랑스럽고 한 뼘 크게 성장했을 거라 생 각해요. 홍정란씨는 이번 여행이 그리 고단하지만은 않았다. 용기 있게 한국행을 결정한 이주여성, 이 사회에서 밝게 커나 가는 다문화가정의 자녀들, 아이가 자존감을 갖고 살기 를 바라는 아버지. 가족 모두가 화합하며 사회구성원으 로서 살아가는데 이 사업이 작은 시금석이 될 거라고 그 는 확신한다. 친정방문사업이 이제 막 한국사회에 편입한 이주여성들의 삶을 위로하고 정착할 수 있도록 돕는 것 이었다면 작년부터 시작된 외가방문사업은 그 후 태어난 ‘다문화가정의 자녀들, 우리 사회의 한 축으로 성장하고 있는 이들에게 필요한 성장프로젝트로 미래세대를 위한 씨앗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엄마의 모국어가 자녀에게 재능과 기회가 되어 베트 남어과를 공부하여 통번역 일을 하는 등 글로벌사회의 구성원으로 성장한 다문화가정의 자녀들이 있다. 여행을 통해 그 감흥을 선물받은 가족들의 모습을 생생 히 기억하는 홍정란씨는 많은 다문화가정에게 여행선물 이 찾아오길 바랐다. 그리고 디딤터에 입소한, 생일을 챙 겨주기만 해도 눈물을 쏟을 만큼 몸과 마음이 아픈 이 주여성들에게도 아이들과 함께 외가를 여행할 수 있는 기회가 오기를 기대해본다. 이주여성, 다문화가정으로 구 분짓기보다는 동시대를 함께 사는 사회구성원으로서 서 로의 성장을 위해 애쓰고 돕는 공감대가 많이 형성되기 를 바라며…. <2014 다문화아동 외가방문 지원사업>이 지난 8월 31일까지 7 박 9일 동안 진행됐다. 2007년부터 꾸준히 매해 삼성생명과 생 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가 함께 후원하는 이 사업은 올해까지 234가족 855명이 엄마의 나라이자, 아내의 나라를 방문했다. 올 해는 참가를 신청한 100가족 중 출생 후 한 번도 외가를 방문하 지 못한 다문화아동 가족을 선정, 20가족이 호치민과 하노이를 방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