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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한국여성재단 행복한 상상으로 새해를 맞이하면서 여성재단 가족 여러분, 빛나는 생각과 좋은 느낌으로 새해 를 시작하고 계십니까? 올해는 어느 때보다 행복한 일들을 많이 만나고, 또 더 크게 지으시기 바랍니다. 연초에 우리 재단은 세상의 변화를 읽으며 1년간 사업을 계획하고 그에 맞게 사무국 조직을 조금 바꾸었습니다. 그 러는 사이, 잠시 일상을 벗어나고 싶은 생각이 들던 어느 주말, 10여년 전에 무라카미 하루키가 월간지에 연재했다 는 단문 시리즈를 읽었습니다. “그렇지, 맞아.”, “이건 아닌 데….” 등 혼자 웅얼거리거나 책을 덮고 잠깐 생각에 잠기 기도 하면서 말입니다. 예를 들면, “(그러나) 김밥이란 것 은 참 좋다. 여러 가지 재료들이 모두 한 이불을 덮고 있 는 것 같아서 보고 있기만 해도 기분이 좋다.” 여기까지는 술술 읽혔습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여자들은 김밥 양끝의 내용물이 다 튀어나온 부분을 좋아하는 것 같은데, 어째서 그럴까?” 작가가 답을 정말 모르겠다는 의미는 아니겠지요. 그럼에 도 이런 식으로 마무리한 것이 꽤나 거슬렸습니다. 사실 여 럿이 같이 김밥을 먹을 때 끝부분을 먼저 집는 여성들을 자 주 봐왔고, 또 작가가 ‘대부분’, ‘것 같은데’라고 썼으니 정 색을 하며 반박할 것은 아니고 이런 댓글이라도 달아주 한국여성재단 이사장 고 싶었습니다. “그건, 김밥 양 끝이 썰어놓은 모양이 일정 치 않고 맛도 예측 불가능하기 때문이지요. 여자들이 딱히 그 모양이나 맛을 “좋아해서”가 아니라, 도시락을 여는 아 이 또는 함께 먹는 상대방에게 가지런한 부분을 양보하는 배려심이지요. 만일 작가가 “그냥 넘어가도 될 일을! 꼭 토 를 달고 싶다면 그러든가, 말든가. 댁이 ‘밥맛’이란 건 아시 죠?”란 답이라도 보내주면 영광이겠다는 상상을 해봅니다. 올해는 여러 장르의 책을 읽으면서 자유로이 상상하고 공 부하는 시간을 많이 갖고 싶습니다. 여성재단은 개인기부자들, 사회공헌을 약속한 기업, 그리 고 재능이나 시간, 물품나눔 등 함께 할 동행들과 힘차게 2014년을 시작합니다. 올해도 여성재단은 서로 존중하고 응원하며 따뜻한 사회를 만들어가는 여성들에게 희망과 힘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가장 필요로 하는 파트너들을 만나 기부자의 뜻 과 여성재단의 미션이 맞닿는 사업들을 함께 진행할 것입니 다. 그 과정은 가장 투명하고 공정할 것이며, 성심을 담을 것입니다. 여성재단 가족 여러분, 긴 겨울 지나고 봄소식 들 릴 때까지 안녕들 하시기 바랍니다. 사립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