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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한국여성재단 매일매일 크고 작은 사고와 재해가 우리의 일상 속에 자 리하고 있어 때로는 걱정하는 마음이 있어도 무감각하게 바라보는 게 또한 일상이다. 그런 일상을 조금이나마 일 깨우는 사연들이 있어 참으로 다행이다. 필리핀 보홀의 지 진 피해를 돕기 위해 벌였던 캠페인이 거의 마무리될 즈음 행복중심생협의 조합원들이 보내온 성금. 걱정의 마음을 전하고 싶었다는 바람을 듣고 마음이 찡해졌다. “언론 등을 통해 상황은 알고 있었어요. 생각보다 집중적 인 모금은 하지 못했지만 걱정하는 마음이라도 전해보자 는 취지였죠.” 지역의 생협 이사장님이 ‘우리도 보홀을 돕 자’는 의견을 주셔서 연합회 차원에서 홍보를 하고 매장에 들르는 조합원들에게 취지를 설명했다고 안인숙 회장은 말 했다. 생산자회가 있는 생협의 특성상 자연재해나 재난이 발생하면 남다른 걱정이 생기곤 했다. 가뭄이나 홍수 등으 로 생산자가 농작물을 제대로 수확하지 못하거나 할 땐 적 립금을 마련해 지원하기도 했고 지난 후쿠시마 재난 때 일 본의 생협을 돕기도 했다. 4대강사업으로 인해 팔당 두물 머리의 생산자들이 어려움을 겪을 때에도 물품을 사서 돕 는 등 고통을 함께 나누기도 했다. 재난의 한가운데서 자 신보다는 아이를 우선적으로 돌보는 여성들이야말로 재난 의 최대 피해자일 수 있다는 것이 마음이 더 가기도 했다. 그래서 생협의 조합원들이 지역과 경계를 망라하고 응원의 행복중심생협연합회 안인숙 회장 필리핀 보홀돕기 모금이야기 2나눔과 공감 걱정하는 마음이라도 보내고 싶었어요 마음을 보내고 싶은 것은 당연한 일이기도 했다. 내가 산 유기농 배추 하나가 농민을 살리고 땅을 되살리 는 것임을 그간의 활동을 통해서 체득해온 조합원들. 양 육과 가사를 주체적으로 바라는 방향으로 설계할 것인가 고민할 때 그 파트너가 되어주었던 생협. 25년이라는 세 월 속에 그동안 많이 변화하였냐고 묻는다면 그 고민은 여전히 남아있단다. 30대 조합원들은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할지를 고민하 고 그래서 정보를 교환하고 서로 품앗이도 하며 교류하는 육아커뮤니티를 만들기도 했다. 특징적인 게 있다면 50대 조합원들이 제2의 인생을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를 고민하 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바느질을 통해 여성들에게 도 움이 될 만한 것들을 만들어내는 <감좋은공방>같은 협동 조합이 생협을 통해 만들어지기도 했다. 그 지역에서 필요한 것들을 조직하고 만들어내고 소비하 는 모든 활동의 기저에 생협은 변화하고 또 변화를 도모 하고 있었다. 조합원끼리 서로 돕고, 생산자와 조합원이 서로 힘내라 응원하며 따뜻한 온기를 이웃과 나누자는 사람중심 행복중심생협의 메시지를 우리 사회에 끊임없이 보내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