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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딸들에게 희망을 2014년 1호 기부는 해봤는데 모금은 처음이었어요 “가족 모두가 해외에 있는 아이들에게 기부를 하고 있어 요. 시즌마다 그 친구들이 보내오는 편지들을 보면 마음 이 찡해요.” “저희 친척분들은 암환우분들을 위해 기부를 해요. 그분들이 직접 오케스트라 연주도 하시더라구요.” 기부를 경험한 적이 있냐는 질문에 가족이며 주변 친척들 의 얘기들을 하며 저마다 한마디씩 거들었다. 그리고 나 누고 기부하며 행복을 느꼈다고 덧붙였다. 그러던 그들이 직접 모금통을 들었다. 나는 여기서 어려움 없이 잘 살고 있는데, 또래의 친구들 필리핀 보홀돕기 모금이야기 1 인천 석정여고 다문화사회탐구부 나눔과 공감 지난 12월 인천 석정여고 선생님이 여성재단에 준 전화 한통과 사연 은 이러했다. 필리핀 보홀섬 친구들을 돕고 싶어 학생들이 모금을 했 는데 재단에 전달하고 싶다는 사연이었다. 너무 반갑고 궁금해 한 달음에 학교를 찾았다. 방학과 함께 보충수업이 시작된 한겨울, 진 학상담실에 <다문화사회탐구부> 학생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았다. 다문화사회탐구부가 그냥 많은 문화를 알게 될거라 생각했다는 천 진난만한 친구들. 하지만 한국문화알리기의 일환으로 이태원을 가 보기도 하고 또 한편 우리나라에 이주해온 많은 이주민들이 생활하 는데 어려움을 겪거나 인권침해 등을 겪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 다. 그리고 <국경없는마을>, <인천여성의전화>와 <아이다마을>, 다 문화 음식도 맛보면서 조금씩 깊이있게 다문화를 접하게 되었다. 미래 세대가 미래세대에게 이 예상치 못한 일로 학교에 다니지 못하게 된 사연을 알 고는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 싶었다. 동아리 축제날, 직 접 모금통을 만들어 친구들 사이를 다니며 한 명, 한 명 붙잡고 얘기를 했다. 입구에 모금통을 놓아두고 모금하 면 생리대를 하나씩 주는 깜짝이벤트도 했다. “쑥스럽기 도 하고 민망하기도 했어요. 얘기만 하면 다 기부해 줄 것 같았는데 의외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게 어렵다는 걸 알았어요. 선뜻 모금통에 돈을 넣어주는 친구가 있는가 하면 거절하는 친구들도 있었구요. 그럴 땐 자리를 빨리 피해 다른 친구들에게 갔어요. 하하.” 동아리 대표 권진희 학생은 그 장면이 떠오르는지 쑥스러워했다. 교육과정엔 없는 그러나 우리에게 꼭 필요한 것들 모금과정을 듣고선 ‘멋지다’라고 칭찬하자 동아리 학생들 은 쑥스러워하며 까르르 웃음바다를 이룬다. 입시라는 큰 틀에 얽매이기 마련인 고등학교 생활일텐데, <다문화사회 탐구부>의 멤버들은 누구도 경험하지 못한 소중한 시간 을 보냈다. 교과서에는 없지만 다문화사회에 들어선 우리 들이 꼭 새겨두어야 할 것들, 남을 배려할 줄 알고 나눔을 직접 실천해보고 다문화를 체험하면서 말이다. “기부한 돈이 정말 필요한 곳에 잘 쓰였으면 좋겠어요. 제가 더 희 망을 얻은 것 같았어요.” 학생들이 소망한 그 말이 새삼 살갑고 따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