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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한국여성재단 하는 일을 돕는다. 회사에서 주문을 받아 봉투를 만들어 납품하는 일인데, 권태완씨도 이 들과 함께 작업을 하며 이런 얘기 저런 얘기를 나누는 말동무 역할을 톡톡히 한다. 화요일 엔 춘천에서 함께 영어공부를 하는 친구들과 함께 서울에서 외국인을 위한 문화해설사 교 육에 참여한다. 아마 교육을 마치면 고궁이나 역사유적지에서 외국인을 위한 봉사활동을 할 수도 있겠단다. 수요일, 성당에 나가 소외계층을 돕는 일들을 함께 한다. 그리고 대망의 목요일은 활력 넘치는 날이다. 바로 노래교실이 있는 날! 그의 환한 미소의 비결이 여기가 아 닌가 싶다. 노래를 한두 시간 목청껏 음미하며 부르고 나면 그렇게 기분이 좋을 수 없단다. 금요일은 문화해설사 과정을 함께 듣는 이들의 영어공부모임이 있다. 그의 일주일, 많은 이들이 꿈꾸는 노년의 버킷리스트가 아닐까한다. <북한강변길> 시집을 받은 지인들이 70을 맞은 그에게 궁금해 하는 게 있다. 바로 그의 두 번째 시집의 탄생소식 이다. 사실 그는 두 번째 시집을 준비중이다. 본격적인 노년의 삶에 들어서면서 느꼈던 일들 이 주된 얘기가 될 것이란다. 내년쯤에 만나볼 그의 두 번째 시집, 특히 그의 강렬했던 그림 이 어떻게 변화했을까 궁금하기도 하다. 은퇴를 앞두거나 노년의 삶을 준비하고 있는 이들에게 한마디 해달라고 하자, 그는 잠시 생 각에 잠기다 말을 이어갔다. “젊었을 때는 욕망을 위해 살았다면 이제부터는 정말 하고 싶 은 욕구를 위해 살았으면 좋겠어요. 욕망이 사회적으로 주어진 어떤 계층, 지위를 위해 돈 을 벌거나 자식을 교육시키거나 출세하기 위한 거라면 욕구는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 며 하고 싶은 것을 찾으며 사는 것”이라고 했다. 여성의 역사를 시로 풀어냈던 그는 “자신만 의 안목을 기르며 현재에 충실하고 그리고 주변을 돌아보는 시간도 꼭 가지길” 조언했다. 그 렇게 딸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며 넉넉지 않은 연금의 1%를 기꺼이 나누는 그는 고궁 으로 공부하러 발걸음도 가볍게 총총 걸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