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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인들 죽음을 원하랴마는 정의의 죽음은 빛이 있고, 누구인들 삶을 싫어하랴마는 구차한 삶은 보람이 없나니, 이 보람없는 삶을 버리고 빛나는 죽음을 택한 이가 과연 누구인가. 이 자리에서 하루아침 이슬로 사라진 70여 인이 바로 그 사람인 것이다. 슬프다 이네들이 6.25 국난을 당하여 살려면 방편도 없지 않았으련만 차라리 죽음의 길을 택하여 소지를 굽히지 않았으니 가이 살아서 양인이요, 죽어서 위령이라. 어지 청산에 무명의 빛을 남기지 않았으리요. 그대들이 이루지 못한 뜻은 우리 후배들이 달게 이어받을 터이니 위령들은 부디 원한을 풀고 길이 명복을 누리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