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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 한국여성재단 평일 오후 아주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조세영 감독을 만났다. <자, 이제 댄스타임>을 완성하고도 개봉관을 찾지 못해 동분서주하던 날들, 6월 인디스페이스와 인디플러스 에서 개봉하기로 결정되었다는 기쁜 소식을 전했다. 가난 한 독립다큐감독인 조세영감독은 개봉관을 찾아 배급과 마케팅까지 손수 뛰어다녀야 하는 처지였다. 마침 여성재 단 여성예술인지원사업 덕분에 생활비 걱정안하고 발로 뛰 어다니며 만든 기회여서 너무나 다행이었다. 한 고비를 넘긴 셈이다. 조감독은 “낙태에 관한 여자들의 얘기지만 이 시대 남녀 특히 젊은 친구들이 이 영화에 귀기 울여주길 바란다”고 말한다. 작년 제5회 DMZ국제다큐멘 터리영화제에서 국제경쟁부문 대상인 흰기러기상을 수상 한 <자, 이제 댄스타임>은 한국사회에서 여전히 불법인 낙 태 문제의 당사자인 여성들의 입을 빌려 낙태에 대해 이야 기하는 다큐멘터리 영화다. 영화동아리로 출발, 주로 다큐멘터리 분야에서 활동한 그 가 처음 만든 작품은 해외에 입양되었다가 한국에 돌아온 이들의 이야기 <메이드 인 한국인>이었다. 꾸준히 불편한 진실에 대해 카메라로 사람들에게 말을 걸어왔다. 독립다 큐의 영역에서 일한지 10년, 여유만 되면 해외로 나아가 좀 더 견문을 익히고 싶었다. 마침 대학원에서 2012년 영화제 한국여성재단 뉴(NEW) 지원사업 3_ 여성문화예술인지원사업 조세영 감독의 영화로 말걸기 작 공부도 시작하게 되었다. 그의 전공은 영화 연출. 다큐 를 고집하는 건 아니지만 어느새 그는 독립영화 다큐현장 의 베테랑이 되었다. 한국에서 영화를 만들기란 어떤가. 주로 그 대답은 흥행성 적으로 나타난다. 한 영화를 만 명이 보면 만 명의 시선이 있듯 다양함이 공존하는 그런 문화가 아쉽다, 친구와 연인 들이 만나면 으레 함께 밥을 먹는 것처럼 소비하는 것. 요 즘의 천만관객 영화는 지원과 배급을 함께 주도하는 기형 적인 문화구조를 가지고 있어서 영화를 취향이나 향유하 는 문화라기보다는 소비되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단 다. 그 속에서 시나리오와 촬영, 배급까지 고민해야 하는 처지인 셈이다. 외국에는 시나리오공모를 통해 선정된 작 가를 초청해서 숙식을 제공하며 시나리오 완성을 돕는 지 원도 있다고 한다. 몇 년 전 작고한 최고은씨가 불현듯 생 각난다. 문화강국의 면모는 흥행 성적이 아니라 예술인들 에게 이런 환경이 우선적으로 많아져야 하지 않을까. 지난 가을과 올 봄, 막바지 편집 때문에 학교도 연이어 휴 학했다. 곧 다가오는 개봉일. 잠을 못 이룰 듯하다. “다음 엔 멜로를 한번 만들어보고 싶어요.” 웃는 그의 얼굴에 여 유가 보인다. 젊은 영화인의 고군분투가 될 6월, 자, 이제 댄스타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