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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 한국독서교육학회지 제1권 제1호(2013) 애로 대체될 수 있다고 믿기에 어머니들은 성에 대해 초월적인 자세를 가져야 하는 것처럼 기대된다. 그래서 어머니이기 전에 여성이기도 한 어머니를 중성처럼 취급한다. 세상 자체도 어머니인 여성에게 권리나 의무를 바라지 않고 의무나 조직의 기호가 되기를 바란다. 때문에 모성은 여성에게 천국과 지옥을 동시에 경험하게 해주는 야누스적인 얼굴을 지녔다. 이상과 현실, 의식과 경험 사이의 괴리를 가장 치명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모성체험이라는 것이다 . 어머니가 된다는 것이 이상적인 의식의 차원 에서는 충족․발전․해방을 의미하지만, 현실적인 경험의 차원에서는 결핍․생존․억압을 의미하기 에 여성들에게 커다란 고통을 줄 수도 있다. 이런 이유로 모성은 여성 억압을 가장 총체적이고 집약적 으로 보여주는 체험이자, 가장 배타적이면서도 순수한 여성적 체험이라고 할 수 있다(김경희 2005). 이 소설 ‘세이브 미’에도 모성애 강한 엄마가 등장을 한다. 그녀는 남편과의 이혼 이후 새로운 사랑 을 찾게 되었고, 그 누구보다 행복하고 완벽한 가정을 꿈꾼다. 그러던 어느 날, 딸 멜리가 왕따 문제로 학교를 옮겼지만 새 학교에서도 점심시간이면 식사를 하지 않은 채 장애인용 화장실에 들어가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선생님의 메일을 받고,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지 살펴보기 위해 급식 도우미 자원봉사를 나가게 된다. 그녀는 멜리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모성애 강한 어미 사자로 변신하기 위해 한 순간도 눈을 떼지 않는다 . 그런데 아만다와 몇몇 친구들이 멜리의 뺨에 있는 반점 자국을 흉내 내며 웃고 있는 장면을 목격하고, 그들에게 다가가 그 행동이 옳지 않은 일이었음을 이야기한다. 그런데 그때 예상하지 못한 주방에서의 폭발 사고와 맞닥뜨리게 되고, 로즈는 자신의 딸 멜리만을 구하기 위해 다른 아이들을 그대로 방치했다는 누명을 쓰게 된다 . 결국 로즈는 자신의 누명을 벗기 위한 과정에서, 그동안 아무에게도 털어놓지 못했던 과거의 사건으로 인한 죄책감도 해결을 하고, 폭발 사고 뒤에는 커다란 음모가 숨겨져 있었다는 진실도 밝혀낸다. 곧 이 소설에는 과거에 얽매어 있던 ‘여성’과, 현재의 ‘엄마’, 그리고 이 엄마의 분신이자 앞으로 엄마가 될 ‘딸’을 동시에 구원한 주인 공이 등장을 한다. 따라서 이 책은 독서치료적인 면에서 다음과 같은 상황에 처한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우선 이 소설의 장점은 그 중심에 ‘모성애’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아이를 양육하고 있는 부모, 특히 엄마라면 동일시할 수 있는 측면이 많다는 것이다. 자녀에게 무슨 일이 생길까봐 전전긍긍하고 있는 모습, 어려움에 처한 자녀를 위해 기꺼이 자신을 희생하는 모습, 마음은 큰 아이에게 가 있지만 작은 아이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는 장면 , 다급한 상황이기 때문에 의논을 하고 싶지만 쉽게 연락이 되지 않는 남편을 기다리며 초조해 하는 장면 등은 누구나 공감을 할 수 있는 부분이라 생각된다. 더불어 위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내 아이만이 아니라 다른 가정의 아이들도 챙기려 했던 장면은 , 모든 엄마들이 갖고 있다는 ‘모성애’ 본연의 모습이 아닐까 싶다. 이어서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는 장면은 앞서 동일시 차원에서 꼽았던 부분들 전체와 함께, 모든 상황이 잘 해결되는 장면들일 것이다. 내담자의 내면 변화에 초점을 둔 분석심리학적 관점의 세 요소, 동일시(identification), 카타르시스(catharsis), 통찰(insight)은 그 자체가 흐름의 순서이기도 하다. 따라서 동일시를 하면 카타르시스가 일어나고, 이어서 통찰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더불어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