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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제국이 그 명운을 다해 일제에 나라를 빼앗기는 과정에서 망국의 아픔과 통한을 가누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들이 있다. 정작 이씨 성의 왕족 가운데는 그 책임과 죄업을 진 이가 없으나 이들은 스스로 왕토에 사는 신민의 도리를 다했다. 그들은 곡기를 끊고, 독약을 마시고, 머리를 기둥에 부딪쳐 피를 흘리며 죽어갔다. 그 죽음은 확신을 통해 이루어지지만 그 행위의 결과가 특정한 성취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단지 한 목숨의 절멸일 뿐, 물리적으로는 적의 터럭조차 건드리지 못하니 그 죽음은 자기 존재의 전부를 버리는 고독한 선택인 것이다. 역사는 객관적으로 존재하면서 시간과 더불어 전개되지만, 스스로 그것을 기록하지 않는다. 그것을 기록하는 것은 전적으로 인간의 몫이다. 그러나 역사를 기록하는 인간의 눈길을 그리 넓거나 멀리 미치지 못한다. 자결 순국한 지사 중에서 역사의 기림은커녕 이름만이 간신히 알려진 이가 이명우(李命羽) 부처(夫妻)다. 출처 : 오마이뉴스 - 이명우(李命羽)ㆍ권성(權姓) 부부의 자결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