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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 관계가 계속 긴장상태를 지속하면서 현 상황에 대한 국민들의 피로감이 증대되고 있다. 상당수의 국민들은 어떤 식으로든 남북한 간에 대화가 시작되어 덜 불안한 상태로 바뀌기를 바 라고 있다. 다만, 그러는 가운데 북한 핵무기 개발 이라는 긴장의 근본원인도 점점 잊어가고 있다. 순간을 모면하기 위한 대화는 곤란 어느 농촌에 두 집이 있었는데, 물이 충분하지 않아서 항상 크고 작은 다툼이 있어왔다. 그러는 사이에 한 집(B)이 흐르는 내의 상류에 댐을 만들 어 자신의 집과 논에만 물을 댈 수 있도록 하였 다. 이로써 다른 집(A)은 물이 더욱 부족해졌을 뿐만 아니라 B가 댐을 헐어버리면 집이 물에 휩 쓸려 버릴 수도 있는 위험에 처하게 되었다. A는 B의 부당한 처사를 항의하면서 마을의 다 른 집들과 협력하여 공동대책을 강구하기 시작했 다. 특히 영향력과 책임감이 강한 어느 집(C)과 평소부터 긴밀한 유대관계를 맺어온 터라서 그와 함께 B가 댐을 헐을 경우 강력하게 응징보복할 태세를 과시하게 되었다. 그러나 B는 적반하장(賊反荷杖)으로 그러 한 대응 행동을 비난하면서, 온갖 험한 말로 협박하 면서 으름장을 놓기 시작하였다. 한 동안 A와 B 가 상호간의 화해협력 표시로 함께 농사지어오던 밭에서 A 식구들을 나가라고 하면서 울타리로 폐 쇄하였고, 극단적으로는 댐을 헐어서 A를 쓸어버 리겠다는 위협까지 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단호했던 A집 식구들도 B의 지속적 인 위협에 전전긍긍하게 되고, 어떻게든 B와 대 화를 재개하여 상황을 풀어야 한다는 의견이 제 기되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B는 A의 대화 제의를 단호하게 거절하면서 그 동안의 모든 일에 대하 여 A가 사과하고, 마을 사람들과 B를 제재하기로 한 합의사항을 모두 철폐할 것을 요구하였다. A의 식구들이 요청한 대화가 재개되었다고 하자. B는 점점 터무니없는 조건을 내걸 것이고, 가끔씩 댐을 헐어서 A와 그 이웃들을 수장시킬 수 있다는 협박을 할 것이다. A가 B의 조건을 하 나 수용할 경우 B는 또 다른 조건을 제시하게 될 것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대화를 시작하는 순간 B가 댐을 구축한 것은 기정사실이 된다는 것이다. 댐 이라는 부당한 조치에 대한 비판과 원상회복이 목적이 되어야 하는데, 대화에 호응해주는 것만 이라도 다행하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결국 A는 굴복하거나 수공(水攻)을 감수하는 양자택일의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10 군사세계·2013·05 KOREA DEFENSE REVIEW 호질(虎叱) 53 대화가 아닌 한반도 비핵화(非核化)가 목적이어야 박휘락 국민대학교 교수, hrpark5502@hanmail.net 5월본문합본 2013.5.8 8:44 AM 페이지10 G4-3 JPC_IN 2400DPI 175LPI 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