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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농민군 희생자를 기리는 사죄의 비 나주는 1904년 동학농민혁명 당시 조선의 보국안민(報國安民)의 기치아래 봉기했던 동학농민군이 전국적으로 가장 많이 희생된 땅입니다. 그 가운데 1894년 12월 10일(양력 1895년 1월 5일)에 일본군 후비보병(後備步兵) 제19대대가 나주성에 입성한 이래 전라도 서남해안 일대에서 최후의 항쟁을 계속하고 있던 동학농민군은 근대식 소총과 전술로 무장한 일본군의 '전원살육 작전'으로 처절하게 희생되었습니다. 또한 각지에서 압송되어 온 동학농민군 지도자 수백 명은 나주 초토영(지금의 나주초등학교)에서 희생되었습니다. 이처럼 과거의 깊은 상처를 간직한 나주를 미래의 상생 평화의 나주로 만들고자 한일(韓日) 두 나라의 양심적인 지식인과 뜻있는 한일동학기행 참가자들이 나섰습니다.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년간의 한일 공동 심포지움을 통해 나주동학농민혁명의 역사를 복원하는 한편, 그 성과에 기반하여 나주에서 희생당한 동학농민군을 기리고자 일본 시민들이 먼저 사죄의 마음을 담은 성금을 자발적으로 모아 주었으며, 여기에 한국 시민과 나주시의 협력으로 이 비를 세우게 되었습니다. 이 조그마한 사죄비가 지식인과 시민 연대를 뛰어넘어 세계 평화의 초석이 되길 간절히 기원합니다. 2023년 10월 30일 나라여자대학 명예교수 나카츠카 아키라 홋카이도대학 명예교수 이노우에 카츠오 한일동학기행 참가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