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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예가 일중 김충현 선생 조선의 마지막 선비가 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일중은 중학시절 우리 글씨쓰는 법 교과서를 준비하고 훈민정음 고판본을 기초로 한글 고체를 창안하셨지만 스스로 천재에 비유한적이 없으며 평범한 시민으로 자처했습니다. 이것이 일중을 빛나게 하고 있습니다. 충무공 이순신의 기념비문을 위당 정인보가 짓고 일중 김충현이 쓴 삼인의 인간관계 속에는 민족의 긍지를 지키는 선비 정신이 들어있습니다. 상형문자가 아닌 한글에서 아름다움을 찾아 예술로 승화시킨 어린 일중의 마음에 이미 나라 사랑의 충정이 깃들어 있었던 것입니다. 서예는 그냥 예술이 아니라 이 나라 이 민족의 혼이 들어있어서 빛납니다. 시적 향기가 묵향 속에 들어 있어서 빛납니다. 조선의 선비가 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 빈 공간이 너무 큽니다. 하나의 일에 열중하고 찬 내에 손을 담고 얼굴을 씻는 일중으 모습을 이제 다시는 볼 수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에게 남긴 유훈을 간직하며 살아갈 것입니다. 소박하고 아름다운 삶 나라와 의를 생각하는 삶을 생각하며 감사하며 살아갈 것입니다. 이천칠년 가을 둘째 사위가 지은 조사를 큰딸 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