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page


205page

나 미비한 것은 남김없이 내셨으며 조고가 내고자 하시던 안동김씨 문헌록도 마침내 출간하셨다. 선군의 성품은 온아하시되 바른 것만 아셨고 세속엔 티끌만큼도 물들지 않아 누구라도 말하기를 이 세상 사람이 아니라 하였다. 선비는 평생에 말씀이 없으시고 참을성이 많으셔서 층층시하에서도 집안에 말이 없었다. 어려운 고비도 많았건만 이로써 화하게 하셨다. 모두 일컬으니 이 한마디로 선비의 덕행을 가히 알리라 십여 나매를 나시어 그 중 칠남매를 성취시키시기까지에 겪으신 어려움과 괴로움이야 이루다 누가알리오. 간구한 살림과 오랜 병환이 이어서 일생을 거의 차지하여 편하셨던 날이 적었으니 이를 생각하면 붓을 들매 어찌 눈물을 금할 수 있으랴. 무오 추달월에 둘째 아들 충현 삼가 짓고 전면과 아울러 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