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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장서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한국유림대표 곽종석·김복한 등 137인은 삼가 파리평화회의 제대위 각하에게 봉서하노라 하늘 및 땅 위 모든 만물이 함께 생성발육하고 있으니 이는 큰 광명의 비침과 큰 대화(大化)의 행함으로써 그 진리를 잘 알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생활의 혼단이 일어남으로써 강약의 세가 나뉘고 겸병의 권력이 움직임으로써 대소의 형세가 달라져 마침내 남의 생명을 해쳐가며 그 위력을 자행하고 남의 나라를 도절하여 제것으로 만드니 아-천하에는 어찌 이런 일들이 그다지도 많은고? 이것은 하늘이 위대한 여러분을 보내시어 하늘의 뜻을 받들어 큰 영광을 비치고 크게 대화를 행하여 온 천하를 한결같이 대동의 세계로 돌아가게 하고 만물로 하여금 각기 그 자유를 누리게 함으로써 만국을 통일시하고 나해를 평등화하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만의 1이라도 지구상에서 이러한 소식을 듣고 실제의 혜택을 얻지 못하거나 또는 원통한 충정을 품고도 공의에 호소할 기회를 갖지 못한다면 이 어찌 모든 여러분 사명이 오직 여기에만 다할 수 있겠는가? 지금 우리가 피를 끓으며 모든 억울한 실정을 호소하는 것도 또한 참을 수 없는 박절한 심정을 토로하는 것이니 모든 여러분은 자세히 살피시라. 오! 한국도 천하 만방의 하나로서 지역이 3천리요 인민이 2천만이오 또한 4천년 여의 유구한 역사를 지닌 반도 문명국임은 온 세계가 인정하고 있는 사실이다. 그러나 근래에 와서 국운이 불행하여 강인의 외제로서 모든 조약이 강제로 체결 되었을 뿐 아니라 마침내는 국토를 빼앗고 왕위를 폐하여 우리한국을 이 세계 열방에서 제외하였으니 일본의 이 같은 행위를 대략 열거코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