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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 여러 훌륭하신 분들의 마음 씀이 유독 여기에서만 다른 것입니까? 아니면 달리 이유가 있는지요? 그래서 피를 짜내고 가슴 속을 펼쳐 고개를 들고 하소연하는 것은, 지극히 애통하고 박절하여 그만 둘 수 없는 뜻에서 나온 것입니다. 훌륭하신 여러분들 께서는 살펴 주시기 바랍니다. 아아! 우리 한국은 실로 천하만국 가운데서 하나입니다. 강역(疆域)은 3천리고, 인구는 2천만입니다. 나라를 유지하여 온 지가 4천여 년인데 반도에 자리잡은 문명있는 지역이 됨을 잃지 않았으니, 만국이 폐지할 수 없는 나라입니다. 불행하게도 근년에 와서 강한 이웃 나라 [일본]가 바깥에서 압박하여 억지로 맹약을 맺었고 뒤이어 국토를 빼앗고 황제의 자리를 폐지하여 세계상에 우리 대한제국 이 없어지게 만들었습니다. 일본이 한 짓은 열거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병자(1876)년에 강화도에서 우리 나라 대신과 맹약 을 맺었고 을미(1895)년에 청나라 대신과 마관(馬關)에서 조약을 맺었습니다. 모두가 우리 대한제국의 자주독립을 영원히 준수하는 것을 안건으로 삼았습니다. 계묘(1903)년에 러시아에 선전포고할 때 여러 나라에도 통첩했는데, 거기에서도 우리 나라의 독립을 명확하게 선언하여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