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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라고 하는 것은 큰 그릇이라 한 사나이의 힘으로 상하게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거니와, 한가지 일로 그르칠 수 있는 것도 아니며, 또한 하루 아침 하루 저녁에 망해지는 것도 아닙니다. 나라가 장차 망하려면 백가지 일이 다스려지지 아니하고 백가지 폐단이 한꺼번에 일어나면서 백가지 재앙이 미리 경고해 보이다가 그래도 사람들이 깨닫지를 못하기 때문에 망하는 지경에 이르게 되는 것입니다. 또 장차 나라가 흥하려면 반드시 백가지 일을 다 잘 살피게 되고 백가지 일을 다 잘 살피게 되고 백가지 폐단을 다 잘 물리쳐서 백가지 재앙을 되돌아 보기 때문에 나라 일이 잘 다스려지게 되는 것입니다. 오늘날 망하게 되는 까닭을 생각하고 흥하게 되는 까닭을 강구하여, 전날하던 일을 돌이켜 보고 그 모든 일을 경신(更新)하려 하지는 아니하고 따로 다른 방책을 찾고자 하니 이 점이 신(臣)으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일입니다. 1594년 계사 백사 이항복 문집 제5권 란후론(亂後論) 시사차(時事箚)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