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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3 - 동이 크게 위축되고 말았다. 이에 전해산은 남쪽으로 내려가 기삼연(奇參衍) 사후에 장성 부근에서 활동중이던 김태원(金泰元)과 합류하기로 하고 이석용과 결별하였다. 이석용이 남 쪽에서 세력을 키운 뒤 북쪽의 이석용과 서로 호응, 연합전선을 구축할 계획이었던 것이 다.6) 그러나, 전해산이 장성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김태원이 전사한 뒤였다. 김태원은 앞서 광 산(光山) 박산(博山)전투에서 일군에게 패해 전사하고 말았던 것이다. 이에 그는 나주의병장 오성술(吳聖述)을 만나 재기의 방책을 논의한 끝에 김태원 의병부대의 선봉장이었던 조경환 (曺京煥)을 찾아가 잔여 의병들을 수습, 의병항전을 재개하게 되었다. 이로서 그는 1908년 8월 오성술 등의 추대로 의병대장에 올라 독자적인 의병부대를 거느리고 항일전에 나서게 되었던 것이다. 이때 그는 거의의 동기를 다음과 같이 천명, 의병항전의 당위성을 밝히고 있다. 왜노는 우리 나라 신민의 불구대천지원수이다. 임진란의 화 또한 그러하거니와 을미년 (1895) 국모시해는 물론이고 우리의 종사(宗社)를 망치고 인류를 장차 모두 멸할 것이니 누 가 앉아서 그들의 칼날에 죽음을 청할 것이요. 만일 하늘이 이 나라를 도우고 조종이 돌보 아 이 적을 소탕한다면 그날 우리들은 마땅히 중흥제일공신(中興第一功臣)이 될 것이다. 일 체 폭략(暴掠)을 금하고 힘써 나라를 위해 싸우다 죽자.7) 이와 동시에 전해산은 자신의 의병을 대동창의단(大東倡義團)이라 이름하고 즉시 다음과 같은 편제를 갖추어 전열을 가다듬었다. 의병대장 : 전해산 선 봉 장 : 정원집(鄭元執 : 뒤에 김원국(金元局), 김공삼(金公三)) 중 군 장 : 김원범(金元範 : 뒤에 문준오(文準五)) 후 군 장 : 윤동수(尹東洙) 호 군 장(護軍將) : 박영근(朴永根) 도 포 장(都砲將) : 이범진(李凡振 : 뒤에 박장엽(朴長燁) 합류) 척 후 장(斥後將) : 임장택(林長澤) 도 통 장(都統將) : 김성채(金性采) 참 모 장 : 이봉래(李鳳來) 참 모 : 이영전(李永悛) 김돈(金燉) 김원국(金元局) 이성화(李聖化)8) 이처럼 조직된 대동창의단 의병의 구성원을 보면, 김태원 휘하에 있던 잔여의병을 주축으 로 하여, 전투력이 뛰어난 정원집과 같은 해산군인 및 산포수들도 다수 포함되어 있었다.9 ) 대동창의단은 또한 단일화된 지휘계통을 갖추고 있었다. 즉 말단의 병(兵)을 근간으로 해서 십장(什長)을 두었고, 십장 위에는 도십장(都什長)-도포(都砲)-선봉(先鋒)-대장(大將)으로 이 어지는 지휘계통을 밟고 있었던 것이다.10) 그리하여 대동창의단은 1908년 8월 의병항전을 개시한 이래 다음해 5월 의진이 해체될 때까지 10개월 동안 일제 군경과 수십차의 교전을 벌였다. 전해산 의병의 활동지역은 호남 서남부의 곡창지대인 함평, 나주, 영광, 장성, 광주 등지였고, 그밖에도 장흥, 순창, 무안 , 고창, 부안, 화순, 담양 등지에 이르기까지도 그의 활동영역에 들어 갔다. 전해산 의병은 단독으로 전투를 수행하는 외에도, 부근에서 활약하던 심남일(沈南一), 조 경환(曺京煥), 김영엽(金永曄), 김원국(金元局), 박경욱(朴京旭) 등의 의병부대와 자주 연합작 전을 펼치기도 하였다. 전해산은 신속한 부대이동과 작전의 기동성을 살리기 위해 부장급의 간부들로 하여금 각기 40∼100여명의 의병을 통솔케 하였으며, 자신은 평소 100∼150여명 의 부하들만 거느리고 작전을 수행하였던 것이다. 총 500여명에 달하던 대동창의단의 의병 은 이처럼 평소 소부대 단위로 나뉘어져 통상적인 활동을 하다가 필요시에는 이들이 합동 , 작전을 수행하였던 것이다. 유격전술에 있어서는 지리적 여건이 매우 중요하므로 전해산 의병은 주로 영광 불갑산(佛 甲山)과 함평 석문내산(石門內山) 일대에 주둔하며 작전을 전개하였던 것이다. 불갑산은 호 남 서남부의 고지대이며, 석문내산은 장성, 광주, 함평, 나주 등지의 평야로 둘러싸여 있는 유리한 지형적 조건을 구비하고 있는 곳이다. 그러므로 이 두 지역을 근거지로 함으로써 전 해산 의병은 유격전을 수행하면서 군수품을 용이하게 조달할 수 있었던 것이다.11) 전해산이 이끄는 대동창의단은 영광 불갑산(佛甲山) 전투, 장성 동화(東化)전투, 담양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