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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89년(정조 13년) 마전군수였던 한문홍(韓文洪)이 숭의전 수리를 마치고 옛 왕조의 영화와 쇠락 속에 담긴 무상함을 담아 숭의전이 내려다 보이는 잠두봉 절벽에 새겨둔 중작숭의전(重作崇義殿)의 원문이다. 려조사궁사백추(麗組祠宮四百秋) 숭의전을 지은 지가 사백년이 되었는데 수교목석갱신수(誰敎木石更新修) 누구로 하여금 목석으로 새로 수리하게 하는고 강산개식흥망한(江山豈識興亡恨) 강산이 어찌 흥망의 한을 알리요 의구잠두출벽류(依舊蠶頭出碧流) 의구한 잠두봉은 푸른 강물 위에 떠 있구나 왕세상심만월추(往歲傷心滿月秋) 지난 세월 만월추에 마음 슬퍼하거늘 여금위군묘궁수(如今爲郡廟宮修) 지금은 이 고을 군수가 되어 묘궁을 수리하였네 성조갱걸여생석(聖祖更乞麗牲石) 조선은 생석을 갖추어 고려왕들을 제사토록 하였으니 류여징파만고류(留與澄波萬古流) 아마도 숭의전은 징파강(임진강의 별호)과 더불어 길이 이어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