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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없는 아기 혼들
- 석달동 양민학살 때 죽은 아기들을 생각하며 - 시. 류춘도
산 넘어 넓은 세상 머물 곳 찾아
구천 떠도는 어매 아배 기다리며
서달 마을 산 모퉁이에
이름 없는 아기 혼들 울고 있네
아가들아 아가들아
이름없는 아가들아
피묻은 아베 조바위 쓰고
눈물 젖은 어메 고무신 신고
그 옛날 이야기 말해주렴
지나가는 길손이 발 멈추거든
아가들아 아가들아 오늘 밤은 / 어매 품에 안겨 아배 등에 업혀
백토로 사라지기 전 그 옛날처럼
좋은 세상 꿈꾸며 잠들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