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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한(哀恨)의 추모비(追慕碑). 설명은 너무 간단하다. 주도권 싸움으로 84명이 처참하게 학살당했다. 그럼 누가 이 학살을 자행했는가? “도대체 누구의 지원을 받았기에, 이 학살의 주인공들이 아무 처벌을 받지 않을 수 있었습니까.” 60년 전 이날 한센인 84명은 총과 죽창에 희생돼 구덩이에 버려졌다. 그 위로 주검을 태우기 위한 송진유가 부어졌다. 그때 학살을 지켜본 한센인 김아무개(74)씨는 “환자들이 한줄로 줄을 서 총을 맞고 구덩이에 떨어졌다”며 “어떤 사람은 총 세발을 맞고도 중심을 잃지 않아 사람들이 발로 구덩이에 처넣었다”고 말했다. 참상이 일어난 곳에는 2002년에 세워진 추모비가 남아 그때 비극을 증언하고 있다. 2001년 12월8일 현장을 파보니, 아직 썩지 않은 사람 유골이 여럿 발견됐다. " 60년만에 처음으로 ‘소록도 84인 학살사건’희생자 추모식도 열려.." 라는 제목의 한겨레21 기사의 일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