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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2월 26일, 이곳 나주시 봉황면 철천리(수각, 등내, 선동)에 서는 남녀노소 심지어는 임신8월의 부인에 이르기까지 무려 87명에 달하는 무고한 주민들이 덕룡산자락 동박굴재에서 봉황지서 소속 경찰관과 특공대원들의 손에 학살되는 비극이 벌어졌습니다. 그 밖에도 비록 때와 장소, 경우는 다를지라도 면내 각지에서 수많은 희생자가 있었지만 반세기가 넘은 오늘에 이르도록 죽은분들은 말이 없고 뒤에 남은 가족들은 갖가지 핍박을 받으며 쓰라린 고통속에 살아왔습니다. 그러다가 서기 2001년 가을 각지에 흩어진 유족들이 한자리에 모여 나주시 봉황면 양민희생자유족회를 발족하고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과 희생자들의 명예회복을 요구하는 청원서를 나주시 의회를 겨쳐 이 고장출신 배기운의원의 소개로 국회의장에게 제출하였습니다. 그러다가 오늘에 와서는 시내 각 단체와 뜻있는 분들의 협조와 호응으로 가신분들의 영혼을 위로하면서 나아가 다시는 쓰라린 비극이 되풀이 하지않기를 바라는 뜻을 담은 위령비를 세우게 되었습니다. 이런 하찮은 표시로서 어찌 그날의 엄청난 아픔을 지우고 위안을 얻을수 있으리요마는 영령들이여! 부디 편안한 마음으로 당신들의 아들손자들이 살아갈 이땅의 통일과 앞날의 번영을 지켜봐주소서. 서기 2002년 3월 20일 나주시 봉황면 양민 학살 희생자 위령비 건립췬위원회 글 이명한 제작자 이의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