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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ifeStyle _ 부하의 자격 감상기 58 VOL. 36 59 보자고 했다. 한 순간에 회복된 것은 아니지만 관계는 좋아졌다. 둘째 녀석이 지금 사춘기를 지내고 있는데 그 꼴이 우습다. 수가 다 보인다. 속으로 교만한 생각이 고개를 들면서 ‘부모자격’이 생긴 건가? 싶다. 이러다 한 방 먹을 수 있겠지만 적어도 결정적인 실수는 안 할 거다. ‘자격’은 때가 되면 배가 고파지는 것처럼 그냥 생기는 것이 아니 다. 자격을 갖추기 위해 학습해야 한다. 군대에서도 마찬가지다. 상관 으로서, 지휘관으로서 그에 상응한 리더십을 발휘하려면 공부해야 한 다. 고민해야 하고, 성장할 수 있는 과정을 입에 단 내 나듯 견뎌내야 한다. 그래야 겉으로 보이는 계급장과 지휘관 휘장으로서가 아니라 묵직한 내공과 함께 향기가 뿜어져 나오는 자격이 생기는 거다. 그런데, 부하도 자격이 필요하다는 것이 ‘생각 뒤집기’다. 부하가 되는데 무슨 자격이 필요하단 말인가? 그냥 군에 와서 군화 끈 질끈 얽어매면 된다고 생각한다. 기본적인 교육 마치고 부대에 배치 받으 면 자연스럽게 누군가의 밑에 있게 되고, 그렇게 부하가 된다. 그거면 됐지 무슨 부하로서 자격이 필요하단 말인가? 없는 시간 쪼개서 집어 든 ‘부하의 자격’ 책 내용은 그렇게 간단하 지 않았다. 분량이 많거나 내용이 그리 ‘골치 아픈’것은 아니다. 그러 나 부하로서 느낄 수 있는 실제적인 도움이 되는 이야기들로 ‘맞장 구’를 치며 읽었다. 상사를 위해 자발적으로 한 잔의 차를 준비해 줄 수 있는가? 밥을 사주는 상사에게 두 번 감사하다고 말하는가? 상사가 바라는 쪽으로 반응을 하는가? 메모를 하는 것이 상사를 위한 것임을 생각해 본적 있는가? 마음을 전할 때는 컴퓨터를 이용하지 말고 직접 써서 전달하는가? 문제에 닥쳤을 때 상사에게 ‘지혜를 빌려주세요’라고 말하고 있는가? 마음에 안드는 상사와 일하는 것은 ‘설정된 이벤트’로 받아들이고 있는가? 내가 아니라 상사가 이기도록 힘쓰고 있는가? 등등 “윗사람에게 받는 스트레스보다 아랫사람에게 받는 스트레스가 더 큰 거야 임마!”라고 말씀하던 상관이 생각난다. 생활을 해 나가면서 그 말에 왜 그리도 공감이 가는지 알았다. 자격이 부족한 부하가 턱 밑에서 버티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런 부하들은 대부분 무엇이 문제 인지,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무엇을 깨닫고 개선해야 하는지를 생 각조차 않는다.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누군가의 상사이면서 부하가 된다. 상사로서의 자격만 논할 것이 아니라 내가 과연 부하로서 자 격을 갖추고 있는가를 성찰하자. 그러기에 이 책은 충분히 도움이 된다. ‘자격’이라는 말은, 그 일을 제대로 해낼 수 있는 능력과 자질을 말한다. 흔히 ‘자격’은 ‘윗사람’에게 묻게 된다. 쉬운 예가 ‘가혹한 청문회’다. 역시 위에서 ‘큰 소리’치려면 그만한 ‘자격’은 갖춰야 한 다는 거다. 내 스스로 자격을 뼈저리게 생각하게 한 것이 자식 키우면서다. 처 음에는 그냥 결혼해서 애 낳으면 부모가 되는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 데 아이를 키우면서 보니 ‘이게 아니다’ 싶은 경우가 허다했다. 특히 아들 녀석이 사춘기를 겪을 때는 자식 키우기가 너무 힘들고 아이와 의 관계도 나빠지면서 많은 고민을 했었다. 그리고 나서야 아이들에 대해 좀 알아야 겠다는 생각과, 부모로서 아이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 가를 고민하면서 관련 서적을 찾아봤다. ‘세상에…, 자녀교육에 대한 책이 이렇게 많다니…’ 맘에 드는 책을 두어 권 골라 읽으면서 반성했다. 아무 것도 모르고 아이들을 키우고 있는 내가 그야말로 ‘부모자격’이 없다고 생 각했다. 아이에게 사과했다. 아 버지로서 자격이 없었다고 인 정했다. 그리고 앞으로 잘해 부 하 의자 격 글 중령 주종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