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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eoples _ Forever Marine 30 VOL. 36 해병대 캐릭터인 ‘해병이’가 진돗개라는 설명에 ‘진돗개’라는 별 명을 갖고 있는 허정무 감독은 그건 몰랐다며 껄껄 웃었다. “그래서인지 참 반갑고 애착이 많이 가요. 한 번 해병은 영원한 해 병이라는 말처럼 해병대 출신이라면 모르는 사람도 관심이 가고 금 방 가까워질 수 있죠. 우리 구단만 해도 최승렬 단장도 해병대 출신 이고 알고 보니 축구단의 기사도 해병대 출신이더라고요. 나이가 많 이 들어 보이는 친구인데, 어느 날 “감독님 해병대 나왔어요?” 묻더 군요. 그래서 몇 기냐고 물어봤더니 저보다 한 참 밑인 거예요. 그래 서 농담으로 “뭐 임마! 당장 꿇어!” 이랬죠. (웃음)” 허정무 감독은 어디를 가든지 해병대 전우회는 절대 사라져서는 안 된다고 얘기한다. 피를 흘리면서 나라를 지키는데 가장 앞장선 사 람들이 바로 해병들이라는 것이다. 해병대에 대한 좋은 기억들 덕분 일까. 허정무 감독은 이동국 선수가 군대에 입대할 당시 군대에 간다 고 좌절할 필요가 없다는 칼럼을 쓰기도 했었다. “내가 아닌 우리가 있고, 우리 위에 또 국가가 있는 거죠. 우리와 국가에 대한 책임감과 사명감이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요즘 세대는 안 그런 것도 사실이죠. 나라가 없으면 아무 것도 존재할 수 없다는 거를 알아야 하는데, 군 생활 동안 나의 뿌리인 나라와 민족에 대해 배울 수 있다는 건 참 중요한 것 같아요. 그리고 ‘나’ 위주의 생활을 하다가 ‘우리’라는 틀 속에서 생 활을 하는 것은 돈 주고도 배울 수 없 는 소중한 경험이죠. 군 생활을 고생만 하는 시간이라고만 생각을 하 는데 정신적으로 성숙해지는 굉장히 중요하고 소중한 시간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가 해병대에서 군 생활을 하며 얻은 것들은 그의 선수생활, 그리 고 감독직을 수행하는 오늘날까지 많은 영향을 끼쳤다고 한다. 주위 사람들이 다 만류하던 국가대표 감독직을 수락한 것도 어찌 보면 해 병대 정신 때문이 아니었나 하고 회상한다. “월드컵 감독직을 수락하면서 축구 인생 모두를 걸고 승부를 해보 겠다고 했었어요. 2000년 국가대표팀 감독 시절 맺힌 게 많아서 가 족들은 반대도 심하게 했었죠. 하지만 해병 정신처럼 ‘한 번 해보자’ 라는 오기도 생기고 맺힌 한을 좀 풀어봐야겠다는 마음에 감독직을 수락했죠.”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 성공으로 그는 전부라고는 볼 수 없지만 어느 정도 명예회복은 한 것 같다고 자평했다. 당시 유쾌한 도전을 내걸었던 그의 앞으로의 도전은 무엇일까. “시민구단은 상대적으로 열악한 여건에 있습니다. 이 시민구단들 이 무너지면 다른 K리그 구단들도 위 축될 수밖에 없죠. 앞으로의 도 전은 시민구단도 해낼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거예요. 첫 번째는 자 립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거죠. 전쟁도 예전에는 양으로 밀어붙였 다면 이제는 장비 싸움이자나요. 장비를 현대화하는데 관건은 재정 이구요. 축구단도 마찬가지입니다. 재정이 튼실해야 좋은 선수를 꾸 준히 키울 수 있는 거죠. 두 번째는 자립을 바탕으로 경기력을 높이 는 겁니다. 수원이나 서울같은 큰 구단들과 대등하게 겨루면서 수도 권 더비도 형성하구요. 이렇게 된다면 2012년에는 우승도 한 번 노려 볼 계획입니다.” 새로이 유쾌한 도전을 선언한 허정무 감독. 어쩌면 국가대표팀 감 독으로 최고의 자리에 있던 그가 인천 유나이티드라는 시민 구단의 감독이 된 것은 뜻밖의 일이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인터뷰를 하다보 니 그의 선택이 자연스레 이해가 됐다. 해병대 정신. 불가능을 가능 케 하고, 안 되면 될 때까지 도전하는 그 정신과 가장 어울리는 선택 이었던 것이다. 처음 걱정과 달리 그 누구보다 열혈 해병이었던 허정무 감독. 그 의 유쾌한 도전이 해피엔딩이 되길 기원하며, 인터뷰를 마치는 질문을 던졌다. TV 프로그램 ‘라디오 스타’의 공식질문처럼 “허정무 감독에 게 해병대란?”이라는 짤막한 질문을 던지자 허정무 감독은 크게 웃 으며 잠깐 고민을 하더니 대답했다. “뭐라고 대답을 해야 될까. 해병대란……. 내 삶의 어떤 정신이라 고 봐야 되나요. 내 인생을 살아가는데 빼놓을 수 없는 정신이라고 얘기해야 될 것 같아요.” 허정무 감독. ’78년부터 ’80년까지의 그의 이력에는 ‘해병대 축구 단’이라는 두 단어 외에는 찾아볼 수 없었다. 하지만 그 2년의 시간 동안 그가 얻은 것은 평생의 그의 삶을 관통하는 정신으로 자리 잡아 있었다. 해병이라는 단어 하나를 들을 때마다 말로 표현하기 힘든 무 언가가 느껴진다는 그는 진정 영원한 해병이었다. To. 해병대 장병 여러분 저는 해병대 출신이라는 사실을 어디를 가 서도 자랑스럽게 얘기하곤 합니다. 우리나라를 지키는데 가장 선봉에 섰던 가장 강하고 멋진 해병대가 미래에도 우리 대한민국 안보의 선봉 에 서는 충혼이 살아 있는 해병대로 남기를 기 원하겠습니다. 그리고 우리 장병들도 더욱 건 강하고 강건한 해병이 되기를 기원하겠습니다. from. 허정무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