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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중대는 첨병중대로서 본대를 엄호하고 위험을 사전에 탐지하라.” 이제 진짜 전투에 들어가는구나. 방어준 비가 끝나고 대항군의 공격 시간이 다가오 고 있었다. 빛 없이는 1m 앞도 보이지 않는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우리 중대 방어지역 으로 적들이 기동하고 있다는 전파를 받았 다. 이윽고 전방에 매복한 청음초로부터 교 전상황에 대한 보고가 계속 들어왔고 나는 대대에 화력을 요청하면서 적이 어디로 돌 파를 시도할 것인지 끊임없이 추측을 하였 다. ‘이것이 상황판단이구나. 그렇다면 나는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는 가.’ 머릿속을 바삐 움직였다. 다양한 상황 을 예측하고 이를 조치하는 연습을 더 했더 17 ● Focus _ Hot 1 16 VOL. 36 실패는 여기서 배우고 나가야 한다 글 71대대 1중대장 대위 석현우 71대대가 제3참호 공략에 성공했다는 소식. 71대대의 3중대가 일궈낸 이 성과 뒤에는 목표까지 함께 가지 못한 많은 장병들의 눈 물과 땀이 숨어 있었다. 1중대 역시 마찬가지이다. 그 누구보다 힘들게, 누구보다 치밀하게 준비했지만 그들 은 마지막 목표에 도달 하지 못하고 아쉬운 눈물을 삼켰다. 하지만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처럼, 그 곳에서 뼈저린 교훈을 얻었다. 실제 전쟁에서는 이러한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리라. 실패는 여기서 배우고 끝을 내리라는 중대장의 훈련 참가기를 소개한다. 그러나 금번 KCTC는 창설 이후 국군 최초로 해병대 71대대가 대 항군의 주 방어진지인 3참호에 진입하는데 성공해 ‘역시 무적해병’ 이라는 예견된 기록을 세워 명예를 드높였다. KCTC 역사를 다시 쓴 71대대 진규상(중령, 해사 44기) 대대장은 “평소 강하고 실전적인 교육 훈련을 통해 정예전투원, 강한 전사를 육성하는 것이 전장에서 소중한 부하를 살릴 수 있는 지휘관의 마지 막 배려라는 사실을 실감했다”고 밝혔다. 우리 해병은 6·25전쟁에서 한미 연합군 중에서도 월등한 전투력을 과시했다. 해병대 김성은 부대가 진동리 및 통영상륙작전에서 남하 침공한 북한 인민군을 완전 섬멸했을 때 뉴욕 헤럴드 트리뷴지(New York Herald-Tribune)의 종군기자 마거리트 히긴스(Marguerite Higgins) 특파원이 신문에 귀신잡는 해병(They might capture even the devil) 이라는 표제로 기사를 쓴 것이 귀신 잡는 사나이의 효시가 됐다. 또한 1951년 해병 제1연대가 도솔산전투에서 적의 최강을 자랑하 는 인민군 제5군단 12사단을 완 전 섬멸하고 난공불락의 험준한 도솔 산 고지를 탈취하자 이승만 대통령이 ‘무적해병’이라며 격려했던 것 도 ‘무적해병’의 어원이 됐다. 그리고 베트남전쟁 때 청룡부대 3대대 11중대가 짜빈동전투에서 월맹군 1개 연대를 완전 섬멸하는 월남 전 사상 유례없는 전과를 올리자 외신기자들이 ‘신화를 남긴 해병’이라 는 표제로 보도했다. 그렇다. 이번 전쟁체험훈련에서 3참호까지 돌진할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이와 같은 ‘귀신잡는 해병’ ‘무적 해병’ ‘신화를 남긴 해병’ 정 신이 살아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본다. 천안함 피격 사건을 계기로 방위태세를 더욱 공고히 해야 하고 우리 군의 투철한 정신무장이 한 층 더 요구되는 때에 무엇보다 해병대의 임전무퇴, 백전백승의 정신 을 되새겨야 할 것이다. 우리 다 함께 목청껏 외쳐 보자 “한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