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page

마음 고생이 심했던 당신! 그 모습이 다시금 떠올라 마음이 아파옵니다. 부대업무와 집안일 그리고 임신에 대한 부담과 마음고생까지 이 모든 것을 묵묵하게 이겨냈던 당신! 너무도 힘들게 임신을 했지 만 절박유산이라는 통보를 받았던 날 나는 당신이 그대로 무너질까 그게 겁이 났습니다. 하지만 당신은 힘든 상황들 을 씩씩하게 잘 이겨냈고 지난 4월 20일 26시간의 진통 끝 에 우리 딸 수빈이를 내게 선물해줬습니다. 아프고 힘들었 던 그동안의 시간들을 함께 해주지 못해 미안합니다. 그리 고 당신도 당신이 내게 준 귀한 선물 수빈이도 나에게 모두 고맙습니다. 이제 우리 세상에 부러울게 없는 행복한 사람들이 되었습 니다. 사랑하는 사람도 옆에 있고, 우리 둘을 꼭 닮은 예쁜 아기 의 엄마, 아빠가 되었으니까요. 출산 후유증으로 생긴 요통 으로 힘들어하고 아기를 돌보며 밤새 새우잠을 자야 하는 당신의 모습이 안타깝지만 무뚝뚝한 남편이라 힘드냐는 말 도 고맙다는 말도 쉽사리 꺼내질 못합니다. 그게 너무 미안 하지만 당신도 군인이기에 군인스타일이 어떤건지 이해해 주리라 굳게 믿어봅니다. 같은 군인으로서 누구보다 서로를 잘 알기에 나를 많이 이해해 주고 따뜻한 말 한마디로 나를 위로해 주는 당신이 나에게는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모릅니다. 세상 그 누구보 다 행복한 부부가 되어, 푸른 전투복이 너무도 잘 어울리는 그런 군인이 되어 서로의 성장에 발전에 행복에 도움이 되 는 사랑하는 우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별로 재미있지도 않은 나의 몸개그와 우스갯소리에도 박 장대소하며 웃어주고 좋아해 주는 당신! 그런 당신의 마음 을 잘 알기에 나는 당신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 다. 세상에 다시 태어난다면 그때도 나는 당신과 이 세상을 함께 하고 싶습니다.(당신이 싫다고 하면 그럼… 나는 어떡 하지?!) “사랑하기 때문에 사랑한 것이 아니라 사랑할 수밖에 없 기 때문에 그대를 사랑한 것입니다.” 영화 ‘번지점프를 하 다’에서 마지막 장면에서 이병헌이 한 말인데 당신을 처음 본 순간부터 사랑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마력을 당신은 가 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동안은 인생이라는 연극무대에 우리 둘이 주인공이었 지만 이제 한가족이 된 우리 딸 수빈이도 우리와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이 연극무대는 한 번 연기하면 다시 공연할 수 없기 때문에 먼 훗날 우리가 살아온 길을 뒤돌아 보았을 때 후회하지 않도록 멋진 한 편의 작품을 만들어 갑시다. 기도합니다. 당신의 밝은 미소와 손길이 때때로 지쳐 있는 나와 힘들 어 하는 환자들에게 큰 기쁨이 되었듯이 우리 딸 수빈이도 당신처럼 모든 이들에게 환한 웃음과 기쁨을 안겨주는 사람 이 되어주기를… 또한 우리 가정에 항상 사랑이 차고 넘치 게 해달라고 말입니다. 마지막으로 당신에게 부탁하는 것은 지금처럼 나를 믿고 따라와 주면 좋겠습니다. 내가 세상에 서 가장 강한 나무가 아니지만 당신이 즐거워할 때나 힘겨 워할 때도 항상 변함없이 당신 곁에서 우리 가족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함께 할 것을 약속합니다. 내 영혼이 다하는 순간까지 난 완전한 당신의 나무입니다. 꽃사슴, 영원히 당신을 사랑합니다.^^ *군복이 너무도 멋진 나의 아내에게 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