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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건영 누가 우리를 이 자리에 모이게 했는가 누가 우리의 가슴을 뜨겁게 하고 있는가 누가 우리에게 전율을 느끼게 하고 있는가 피부의 색깔은 달라도 목숨 바쳐 찾아야 했던 조국과 민족, 자유와 평화 아! 그 날의 전우들이여, 혼불이여! 1,147m의 도솔산이여! 대우산과 가칠봉과 대암산, 그리고 드넓은 해안분지를 조국에 바치기 위해 마의선이라 불렀던 KANSAS LINE을 뚫으면서 그 얼마나 많은 전우들을 끓는 가슴에 뭍으며 피눈물을 삼켜야 했던 잊을 수 없는 17일간의 그 나날들 새삼 되뇌이지 않아도 도솔산은 알고 있나니 아! 도솔산의 신화여! 청사에 길이 빛날 무적해병의 신화를 창조한 대한의 건아여 “싸워서 이기고 지면 죽어라” 하늘도 땅도 해병의 기백 앞에 물러섰거늘 불멸의 전통으로 영원히 이어갈 것이외다. 님들이여! 이름 부르면 당장이라도 달려올 것 같은 전우들이여 지금 이 자리, 가슴과 가슴을 합치고 마음과 마음을 묶어 외쳐 불러보지만 끓는 피 심장깊은 숨결만을 느낄뿐 정녕 환한 얼굴이 없습니다. 또한 그때의 도솔산도 침묵으로 거친 호흡만을 간직한 채 증인으로 제자리에 있을 뿐입니다. 거룩하게 산화하시어 영원히 살아계시는 700여 영령들이시여! 하늘이여! 이끌어 주시옵소서 7천만 민족이 하나가 될 수 있도록 통일의 문을 열어주시옵소서 도솔산 열일곱날의 신화 -도솔산 전적문화제 추모제 헌시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