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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주는 거니까, 사랑은 주는거니까 난 슬퍼 도 행복합니다. 하는 이승철의 노래가 라디오에서 흘러나온다 이 노래를 들으면서 사랑을 주는데 왜 슬퍼도 행복할까 하는 궁금증이 생긴다. 곰곰이 생 각해보니 상대편이 사랑에 대한 반응이 없어서 슬 프고 그래도 내가 그 사람을 사랑할 수 있었서 행복 하다는 말이 아닐까 싶다. 나는 젊음과 패기를 가지고 해병대를 온 신병들 을 보면서 이들이 있어서 행복하고 6주차 수료후 실무로 가면서 고맙다고 눈물을 짓는 것을 보면서 그냥 행복하다. 신병들은 사랑을 주면 준 만큼 나의 마음을 감동시켜 나를 행복하게 해준다. 이게 해병 대 신병이다. 오늘도 6주전의“어이쿠 저놈들 군인 될 수 있을 까”하던 신병이 어느덧 6주 훈련을 이상없이 마치 고 제법 의젓해진 모습으로 버스를 타고 부임지를 향해 간다. 훈련기간중에는 교관들의 눈을 피해서 요령을 피우던 신병들이 버스를 타면서 눈에 눈물 이 글썽끌썽한다.. 그리고 고맙다고, 나를 포옹하는 신병도 있다. 짐짓“빨리 타”하지만 나의 가슴에도 이미 눈물이 흐르고 있다. 신병을 보내고 생활반에 가서 뒷정리 를 하다 보면 개인사물함에는 김동우 교관님 감사 합니다. 사랑합니다. 찾아뵙겠습니다. 은혜 잊지 않 겠습니다. 등의 낙서가 있다. 내 가슴속에서 뜨겁 고 , 뭉클한 그 무언가가 생기고 금새 눈시울이 뜨거 워진다. 그리고 후회도 밀려든다. 그 당시에 왜 화 냈을까, 좀더 자세 하게 자상하게 가르쳐 줄 수 있 었는데... 또 좀 더 열정과 정성을 가지고 신병을 훈 련시킬수 있었는데... 나의 열의가 부족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옥상에 가서 잠시 끊었던 담배 를 한대 피운다. 저탄소 녹색성장 추진의 일환으로 금연열풍이 한창이라 며칠 담배를 안 피웠는데 이 담배 연기속에 다음 기수에는 더 열정과 성의를 가 지고 훈련병을 훈련시켜야 겠다고 생각해본다. 스 스로 생각해보니 나는 그저 월급을 받고 나의 직책 에 충실했을 뿐인데 나에게 이런 큰 감동을 주는 신 병들이 있어 정말 행복한 것 같다. 신병 제1101기도 항상 어디서나 행복했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도 잠시 점심을 먹고 나니 어느덧 연병 장에는 앳된, 뭔가 어설퍼 보이는 머리가 긴 1104기 훈련병들이 와 있다. 1101기에 대한 상념은 어느덧 다 사라지고“어이쿠 저놈 언제 또 군인 만드나”하 는 생각이 든다 완전히 민간인이다. 지시를 하면 예, 어떻게 해 요 , 예 했는데요, 대답을 하고 돌아갈때는 머리를 꾸벅 숙이고 간다. 신병교육이 비록 6주간의 기간 이지만 방금 들어온 훈련병하고 수료식때의 훈련병 은 하늘과 땅 차이다. 수료한 훈련병은 그래도 조금 의젓해보이고, 군인다워 보인다. 내가 6주 동안 훈 련병과 정이 들어서 그런건가, 아무튼 내 눈에는 수 료할 때의 훈련병은 빨간 명찰을 달고 있는 무적해 1101기를 보내고 1104기를 맞으면서 글 / 하사 김동우 72 | November 2009 | 해병대 I 장병 가족수기 / 문예활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