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堆 積 巖 (퇴적암) - 서인희 - 바람이 불었다 그에게 몸을 맡기고 다들 양지 바른 좋은 땅을 찾을 때 홀로 강을 향했다 남들처럼 햇살 가득한 양지에 살고 싶지만 더 이상 흙먼지로 살고 싶지 않다 유유히 흐르는 한강에 가고 싶었다 .... 하지만 .... 비가 쏟아졌다 한강의 지류도 보지 못한채 비의 무게에 눌려 계곡에 휩쓸렸다 다행이다 그래도 가는 길의 방향과 여정이 달라졌을뿐 강으로 향하는 나의 의지는 흔들리지 않는다. 너무도 차가웠다 정을 맞는 얼음처럼 부서질 것 같다 계곡은 좀 잡을 수 없다 폭포에서 헤어나고 싶었지만 어찌할 수 없었다 낙하의 충격에서 정신을 차리고 싶었지만 빙글빙글 물보라에 혼비백산이 되었다 거센 물쌀에 떠밀려 결국 의식을 잃었다 하지만 나는 꿈을 버리지 않았다 거친 여정이 화살같이 지나갔다 生의 喜怒哀�은 주름이 되어 온 몸에 새겨졌다. 과거를 찾아 헤메던 탐험가는 나를 솔로 털며 ‘�史의 證據’라며 좋아한다 나는 퇴적암이다. 70 | November 2009 | 해병대 I 장병 가족수기 / 문예활동 해병대를 사랑하는 서포터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