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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 집 군사연구 제130집 61 <그림 41> 박성환의 미아리 작전, 1952, 캔버스에 유채, 미협과 국방부 주체 6․25기념전 출품작 식의 구멍이 존재한다. 그림은 철저히 욕망에 의해 생산되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미아리>(그림 41) 전투를 묘사함에 있어 지도자로서 장군은 포탄이 떨어지고 엄청난 소음으로 가득할 전장에서도 지도를 펼쳐들고 정확히 공격지점을 지시한 다. 흑백으로 남은 희미한 사진자료에서 중심부는 장 군의 손에 든 작전지도이다. 이 지도는 전쟁을 승리로 이끌 것이다. 그것이 바로 시선을 잡아끄는 장치이며 표면의 뒤에 자리한 그림을 제시한 주체들의 욕망이다. 심지어 지도를 들고 있는 지휘자의 길게 드리운 그림 자는 더욱 지도로 시선을 이끄는 작용을 한다. 우리의 관심을 끌고 눈을 멈추게 하는 것, 그것은 일종의 눈속임이다. 라캉은 이를 일러 제스처라 하였다. 32) 그림에서는 작가의 붓질과 여러 기술들을 의미한 다. 그런데 사람들은 싸움에서는 실지보다 더 많은 제스처를 사용하기 마련이다. 더 큰 소리와 더 큰 몸짓은 과거 전쟁의 기본이었으며 현대는 심리전이라 부른 다. 그리하여 전쟁그림은 이 공간에서 저 공간으로, 전쟁에서 일어날 법한 일이나 자세를 강하게 부각시키게 된다. 그런데 그림을 바라보는 사람은 아무런 욕망이 없다. 하지만 그림을 그리도록 한 후원자는 ‘보여주기’의 욕망이 있다. 반드시 충 족되어야 할 ‘시선의 욕망’에 의해 최면적 가치가 부여된다. 그것은 바로 자신의 결여를 상기시키는 이미지 앞에서 느끼는 부러움이라는 것이다. 그림이 대중을 길들이고 개화시키고 매혹시키는 힘을 갖는 것, 그것은 주체로서 나의 부러움을 느끼게 하는 이미지에 의해서인 것이다. 종군화가단이 제작한 작품들은 반공 이데올로기와 전쟁의 현장을 대중에게 전 달한다는 목적으로 제작되었다. 따라서 영웅적인 모습으로 우리를 부러움으로 이 32) 자크 라캉, 앞책, p.2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