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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 집 군사연구 제130집 53 <그림 24> 이응노의 부산피난시절, 종이에 수묵담채, 1951, 39.5×53㎝ <그림 25> 김환기의 천막, 종이에 수채, 1952, 32×38㎝, 환기미술관 소장 <그림 26> 박고석의 범일동 풍경, 캔버스에 유채, 1953, 41×53㎝,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그림 27> 박고석의 부산영도 공장지대, 캔버스에 유채, 1951-2, 유족 소장 부산을 소재로 한 그림들에서 때때로 등장하는 천막의 이미지는 군인들의 막 사이다. 바닷가에 막사를 마련할 수밖에 없는 폭발적으로 인구가 수용된 땅의 문 제와 경계를 느슨히 할 수 없었던 전쟁기 임시수도의 모습을 유추할 수 있다. 피난지 부산에서의 삶은 주거만이 문제는 아니었다. 모든 것을 버리고 오로지 목숨만을 붙들고 온 부산에서 피난민들은 이산의 아픔과 좌절과 고통을 실감하였 다. 박고석의 <범일동풍경>(그림 26)은 작가의 표현주의적 붓질과 함께 피난지 부산에서의 암담한 일상을 암시적으로 드러낸다. 루오를 연상시키는 거친 붓질과 강렬한 색조의 대비는 전쟁의 참상 아래 인간의 통제할 수 없는 감정을 표현하기 에 적합한 것이다. 부산은 이미 피난민들로 가득 차 있었고 이전에는 부유했거나, 가난했거나 피난지에서는 모두 같은 처지였다. 굳이 ‘아는 사람을 찾으려 애쓸 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