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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 집 군사연구 제130집 49 풍속을 비판하는 만화나 포스터의 등장은 이미 이러한 상황이 사회문제로 여겨졌 음을 의미한다. 24) 한쪽에서는 학살과 사상이 이어지고 여성은 생존을 위하여 매 매춘에 나서야 했던 이 땅에서 한국의 젊은이는 무력한 전쟁의 수행자였다. 월남 민으로서 모든 어려움을 경험하고 남으로 와서 그가 경험한 세태는 기염을 토할 일이었음을 이수억의 <전선야곡>은 전하는 것이다. 한편 여군을 그린 작품은 찾아보기 어려운 가운데 박성환의 <여인(여군)> (그림 16)은 기억할만한 작품이다. 일상생활의 한 장면에서 포즈를 취한 것으로 보이는 이 작품은 전장이 아닌 후방에서 혹은 사무를 통해 전쟁에 간접 참여한 여군의 모습을 담아, 여군의 존재성을 확인시켜준 작품이다. 간략하고도 빠른 스케치로서 본격적인 그림으로 만들기 전 밑작업으로도 보이 지만, 인상파 화가 마네가 그러했던 것처럼 과정체로서 인물을 표현한 것이라면 완성도는 문제될 것이 없을 것이다. 이 그림에는 급박한 시간성과 움직임이 포착 되어 있는 것이다. 24) 퇴폐풍조를 개탄하는 포스터에 대해서는 손상익, 『한국만화통사 하』, 시공사, 1998, p.81. 참조. <그림 16> 박성환의 여인, 캔버스에 유채, 1953, 14.3×25㎝, 유족 소장 <그림 17> 손일봉의 동부전선 소년병, 종이에 연필, 1951, 37×24㎝, 국립현대미술관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