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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 집 군사연구 제130집 47 <그림13> 문신의 야전병원, 종이에 목판, 1952, 37×33㎝, 문신 미술관 소장 <그림 12> 김두환의 야전병원, 캔버스에 유채, 1953, 116.3×90.3㎝, 서울시립 미술관 소장 말을 하자 여자는 얼굴을 돌렸다. 고통으로 일그러진 얼굴이었다. 그녀는 포탄에 맞은 아들이 숨을 거뒀다는 얘기를 들은 것이다. 1950년 9월, David Douglas Duncan.”이라 는 사진이 실려 있다. 이 사진이 촬영된 것 은 1950년이었으므로 작가 스스로 밝힌 제 작연도가 1953년이므로 작가는 이 사진을 보았거나 이미지를 접했을 가능성이 크 다. 23) 남편과 아들이 부재한 상태에서 군 인에게 치료받는 여인은 전쟁으로 모든 희 생을 짊어져야 하는 상처받은 이 땅의 어 머니 모습이라는 점에서, 원본 문제는 차치 하고 의미있는 작품이라 할 것이다. 문신의 <야전병원> 혹은 <피난민> (그림 13)이란 명제의 작품은 전쟁기 병원 생활을 보여주는 판화 작품이다. 6․25전쟁에서 부상당한 미군이 아름다운 간호 장교의 살뜰한 보살핌을 받는 사진은 전쟁에서의 부상을 두려워하지 않게 하는 장치였다. 이 화면에서는 부상 병들에게 간호사가 책을 읽어주는 한가한 시간이 나타나 있다. 6․25 전쟁기에 제작한 귀중한 목판화이지 만 이 작품에는 고통이 거세되어 있 고 연애담적인 낭만적인 장면이 연 출되고 있다. 그럼에도 마룻바닥에 이불 정도를 깔아 병원을 만든, 침 상조차 갖추어지지 않았던 전쟁기 야전병원의 현실을 전한다. 23) 이 그림에 대해서는 다음 글 참조. 조은정, 「1950년대 전반 한국미술에서 타자 읽기」, 『미술사연구』, 한국미술사학회, 2003. 12, pp.119~1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