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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화자료를 통해 본 6․25전쟁 46 군사연구 제130집 <그림 11> 권영우의 검문소, 화선지에 수묵, 1950, 127×97㎝, 서울 시립 미술관 소장 전쟁중 병사의 일상이다. “한번은 춘천 북쪽의 사창리라고 하 는 마을로 종군했다. 권옥연, 김훈 씨 와 한 조가 되어 트럭을 타고 첩첩산 골의 군부대를 방문했다. 그때 야간에 헌병 검문초소에서 전조등을 켠 트럭 을 수묵으로 그려 전시회에서 정훈국 장상을 받은 일도 있다.” 21) 막사 안에서 송신하는 헌병과 장총 을 어깨에 멘 채, 어둠을 응시하는 헌 병의 짙게 드리운 그림자는 늘 검문 을 해야 하는 전시상황은 밤과 낮이 없었으며 고달픈 것임을 알려준다. 한 편 커다란 군용차량의 바퀴는 화면 한가득 긴장감을 불러일으킨다. 이 작품은 종군화가단전에서 단장추천상을 수상 하였지만 당시 화가 김병기는 약간 색채에 불만이 있다면서 “검은 빛깔이 지나치 게 화면을 차게 하고 있지 않을까 싶은데 이것은 먹의 뉘앙스가 부족한 탓일지도 모른다”고 하였다. 22) 대학을 졸업하고 조교로 근무하던 시절의 작가에 대한 기성 작가의 충고였다. 하지만 비평적 관점을 벗어나 검문소의 일상을 감정적으로 전 달해준 작품으로서 현재까지 보존되고 있다는 점은 의미 깊다. 일본에서 유학하고 돌아와 미술교사로 활동하던 김두환의 종군화가단 시절에 그려진 것으로 알려진 <야전병원>(그림 12)은 군인이 다친 아낙을 치료해주는 장면을 그린 것이다. 실지로 이 그림은 작가가 직접 경험하였다기보다는 당시 잡 지에 소개된 사진을 보고 그린 것이다.『라이프』지에는 “626고지의 계곡에서 두 위생병이 한 한국여성을 치료하고 있었다. 파편이 머리에 꽂힌 것이었다. 파편을 뽑아내는 동안 아기는 무심코 젖을 빨고 있었다. 이웃사람이 다가가서 무엇인가 21) 권영우, 「폐허의 6․25현장에서」, 『월간미술』 1993. 6. p.67. 22)「종군미술작품입상자 결정」,『동아일보』, 1953. 4.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