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page

회화자료를 통해 본 6․25전쟁 38 군사연구 제130집 <그림 1> 박영선의 서울수복 전투 종이에 수채화, 1950, 백송화랑 소장 이밖에 전쟁을 경험한 미술인들도 자신의 경험을 작품에 담아내었다. 캔버스도, 물감도 없는 상황에서 스케치북과 노트에 드로잉된 장면들이나 수채화 물감으로 그려진 전쟁의 참상은 미술가에 의한 경험의 기록으로서 전쟁을 볼 수 있는 자료 이다. 종군화가단이 생산한 작품들은 후방에서 전시를 통하여 반공사상과 전선의 상 황을 알리는 역할을 하였다. <표 1>에서 확인할 수 있는 전시 이외에도 <3․1기 념미술축전>, <싸우는 경찰미술전>, <문총구국대전>, <대한민국미술전람회> 등 에서 전쟁의 참상을 다룬 그림들이 출품되었다는 기록을 보면 6․25전쟁 당시 많 은 작품들이 제작되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근현대 미술작품이 대개 그랬 던 것처럼 현재 전하는 작품은 아주 소수일 뿐이며, 당시 발간된 유인물과 기록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경우도 지극히 한정되어 있다. 전장을 다룬 작품은 직접 전쟁터에 다녀온 종군화가단 소속 작가의 작품으로 남아 있다. 물론 『전선문학』에서 마련한 종군예술가 좌담회에 참석한 공군화가 단 소속의 이봉선은 “우리 공군 종군화가단은 조직된 지 얼마 안 되어 이렇다 할 소업이라고 내놓을 만한 것이 없고 정훈감실 미술반에 협력하고 있는 정도입니 다.”라고 하였다. 당시 종군화가단의 전쟁 경험도 한정적일 수밖에 없었던 것이 다. 6) 그럼에도 아주 가끔이지만 종군화가단은 전선에서 전투장면과 군인들의 일 상을 담을 수 있었고, 오늘날 이들이 제작한, 사실에 직면한 사태를 기록하는 사 진과 달리 인간의 감정과 행위에 집중한 작품을 만날 수 있다. 1. 전장과 전투 9․28서울수복 전투를 담은 박영 선의 <서울수복전투>(그림 1)는 여 러 면에서 가치가 높다. 종군화가단 결성 이전에 그려진 작품이라는 점 과 생생한 전투를 눈앞에서 그리고 있다는 것이 그것이다. 본격적인 종군화가단은 결성되지 6) 『전선문학』 2집, 육군종군작가단, 1952. 12., p.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