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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쟁 발발에서 휴전까지 362 군사연구 제130집 을까? 다시 수하한다. 정지! 암호! 암호! 응답하라! 응답은커녕 총을 겨누는 동작이 보인다. 그 순간 우리는 선제사격을 가했다. 수 류탄 투척, 탕! 탕! 탕! 탕! 탕! 탕! 순식간에 전투가 끝났다. 접근하여 확인해 보 니 6명이나 사살되었다. 모두 한국군군복차림이다. 옷을 벗겨봐라! 속에는 인민군 옷을 입고 있었다. 1초만 늦었더라도…… 그 1초! 우리는 몰살당했을지도 모르는 긴박한 순간이었 다. 간발의 순간, 죽음 직전, 네 번째였다. 이제 전쟁터에서 공포감은 벗어날 수 있는 동시에 자신감으로 충만했다. 9. 적군 직격탄에, 분대장은 중태 화천 양구에 중공군과 인민군 3개 대대가 버티고 있단다. 7사단 5연대가 화천 쪽으로 북진한다. 능선을 타고 진격에 진격. 사명산(四明山) 중턱 고지에 진을 친 다. 아침이 밝았다. 화천발전소가 눈앞에 내려보인다. 호주군 전폭기들이 적진을 향하여 맹폭격한다. 지상에선 포격전, 어느 한 순간이다. 쾅! 쾅! 쾅! 적군의 포탄 이 떨러졌다. 경기분대 진지가 직격탄에 박살났다. 여기는 제천읍 남쪽 외곽. 눈 덮인 논밭 들판에 야전의무부대가 주둔하고 있다. 대형천막 여러 개에, 앰뷸런스들이 끊임없다. 한 천막에 팻말이 걸려 있다. 【수술 중 출입통제】 군의관이 피투성이 빈사상태(瀕死狀態)의 중상병(重傷兵)을 수술했다. (부상병 은) 하루가 지나서야 의식이 돌아왔다. 간호병이 알려준다. “후송합니다. 기억해 두세요. 여기는 제천 야전의무대, 오늘이 2월 3일(1951년)이에요.” 부상병은 눈이 감겨 있었다. 말도 할 수 없고, 꼼짝도 못한다. 빈사상태의 중상병은 바로 나 자 신이었다. 죽음 일보 직전, 생애 다섯 번째, 이 과연 무슨 기적인가? 대구역 앞, 왼쪽에 붉은 벽돌 건물 공회당이 있다. 후방 의무대대로 쓰이고 있 었다. 요란한 소리를 내면서 앰뷸런스가 도착한다. 후송된 나는 이곳에 수용되었 다. 5일째 되던 날 위생병이 나에게 다가왔다. “이 하사님! 밀양 육군병원으로 후 송됩니다.” 밀양, 너무나 생소한 곳이다. 이곳까지 후송되다니 전선은 정말 이상 이 없을까. 궁금하다 못해 지나간 위급한 순간순간이 머리에 떠오른다. 그래도 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