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2page

수 기 군사연구 제130집 361 런데 능선에서 딱콩! 딱콩! 총성 2발이 울린다. 인민군 장총 소리다. 우측 에 포탄이 폭발한다. 가까이에서는 드르륵 드르륵 중공군 다발(多發)총 사 격이었다. 후퇴행렬이 뛴다. 뛰고 또 뛰고, 얼마나 뛰었을까? 간신히 적군의 사격거 리를 벗어났다. 박 일병! 기관포는 이상 없나? 부사수와 임무 교대하라! 별 사들은 차분하게 지시에 따랐다. 먼동이 튼다. 2중대 행군대열의 모습이 떠오른다. 분대장님 예. 저기를 보이소. 이정표가 있습니더. 영월에 도달한 것이다. 포진하고 휴식을 취한 다. 그래도 안심이 된다. 적의 사격권 안에서 벗어났다는 믿음과 함께. 나는 야전잠바를 벗는다. 몸이 근질거려서다. 우측 아래 주머니 겉이 찢 어져 있지 않는가! 아참! 아까 양철 곽 주었지! 그래, 열어보자. 주머니를 뒤집는데 바늘쌈이 쏟아진다. 양철 곽은 찌그러졌고 바늘들은 부러져 있다. 그 속에서 탄환 한 개가 떨어진다. 분대장님 예. 아이구, 그 총알이 박힐 뻔 했슴니더! 그렇다. 바늘쌈이 나의 생명을 지켜주었다. 세 번째도 사신 (死神)이 그대로 지나갔다. 인간의 생명이란 이렇게 보이지 않는 뭔가에 의 해 보호되고 있다는 사실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8. 戰勢 호전, 7사단 북진 안동의 낙동강 강변에 이르렀다(1951. 1. 3). 춘천 후퇴 10일 만이었다. 여기서 7사단은 대열을 새롭게 정비하는 등 전투태세에 만전을 기했다. 이제 오직 북진 만이 있을 뿐이다. 이번엔 트럭으로 평창에 도착하여 진부령 계곡을 진격하였다. 춘천시 외곽, 이번 목표는 오봉산 D고지 탈환이다. 나의 분대가 강변 마을에 접근하여 초입 농가에 기관포를 설치하였다. 신속하게 움직이는 병사들이 대견스 러울 뿐이다. 버석! 버석! 눈 밟는 소리가 들리면서 그림자가 뜬다. 기관포와 M-16, 분대원 들이 일제히 공이를 당긴다. 불어치는 강변 바람에 공이 당기는 소리가 묻혀 버 렸을까? 적군이 약 30m 지점까지 접근하였다. 나는 수류탄을 뽑았다. 그리고 수 하(誰何), 소리쳤다. 정지! 정지! 암호! 암호! 바람이 앵앵 귓전을 울린다. 못 들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