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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쟁 발발에서 휴전까지 360 군사연구 제130집 쳐다본다. 벌떡 일어나 두리번거린다. 누구냐? 아아, 머리가 아프다! 터진다!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싼다. 붕대가 잔뜩 감겨있다. 위생병입니다. 머리 타박상입니다. 적을 격퇴했습니다. 병사들이 누워서 또는 앉아서 응급치료를 받고 있다. 이때까지 곁에서 지켜보던 장경호 하사가 말을 건다. 이 하사! 내가 왔다. 너 어젯밤 백병전 대단했다! 장 하사! 장경호 아냐? 어떻게 된 거야? 교대 명령이다. 저 아래를 봐라. 적군 엄청나게 죽었다. 소대장이 올라온다. 3분대에게 진지를 인 계하라! 백병전에서 살아남은 분대가 하산(下山)한다(1950. 12. 18). 백병전! 나는 운 좋게 두 번째도 죽음을 피했다. 6. 깨어진 성탄절, 1ㆍ4후퇴 크리스마스 전야다. 사단본부에 성탄 트리가 만들어졌다. 전쟁의 와중에 도 휴식을 취할 수 있으리라 잔뜩 기대를 해 보았다. 장콩떡․고기떡국 등 조촐한 음식과 노래자랑 등 오락프로그램도 준비되었다. 그런데 갑자기 들 뜬 분위기가 깨진다. 쾅! 쾅! 쾅! 연병장에 폭음, 좌측 능선에서 불빛이 번 쩍, 적군의 박격 포탄이 비오듯 쏟아졌다. 갑호(甲號)비상! 적정(敵情)이다. 교육중대는 즉각 이동한다(1950. 12. 24). 2차 서울 철수, 이른바 51년 1․4후퇴의 서막이 올랐다. 추위 속에서도 병사들은 질서정연하게 후퇴작 전을 수행하였다. 아쉬움도 많은 시간이었다. 7. 네 번째 기적, 또 피했다 7사단 교육대는 홍천 대화리 야산에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 근처 화전민 (火田民) 오두막 빈 집들에 들어가 보았다. 장롱 서랍에서 양철 곽을 발견 하였는데, 바늘쌈이 가득 차 있었다. 곽 채로 야전잠바 주머니에 넣었다. 혹시 나중에라도 긴급하게 사용할 수 있을까 해서였다. 피로에 지친 나머지 오두막에서 병사들이 잠들었는데, 폭음이 터졌다. 주 변에 포탄이 무지막지하게 떨어진다. 낮에 적에게 노출된 것이 분명했다. 적이다! 적이다! 전투태세를 취하라. 화기중대는 바로 남으로 내려간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