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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기 군사연구 제130집 359 류탄을 투척하고 경사면으로 굴리기도 한다. 펑 펑펑 펑 펑……아래에서 4∼5초 간격으로 폭발,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나팔 소리와 징 치는 소리가 없어졌다. 여기저기서 적병 비명이 들린다. 사격중지! 사격중지! 그래도 귀가 멍하다. 경기관포 포신이 벌겋게 달아있다. 눈을 모아 포신을 덮어 냉각시킨다. 내가 무선 보고한다. 소대 나와라. 여기는 A 고지. 적군 격퇴. 아군 이상 무! 이렇게 해서 첫 번째 전투에서 살아남았다. 드디어 날이 밝았다. 적병 시체가 군데군데 즐비하게 엎어져 있었다. 잠시 후 무전기가 또 울린다. “적군은 소양강으로 퇴각하고 있다. 추격 사격하라!” 멀리 아래로 나지막한 고지 두 개가 갈라지고, 평지와 북한강 줄기가 이어진다. 백설 덮여 얼어붙은 강 빙판으로 인민군이 한 줄로 후퇴하는 모습이 보인다. 비록 적 병이지만 애처롭게 보였다. 명령에 따라 즉각적인 공격 준비에 들어간다. 목표 12시 방향 4,000야드(약 4,200m). 사격개시! 탕탕탕 탕탕탕탕 기관 포들이 불을 뿜는다. 후방에서도 박격포 포격이다. 슛 슛 슛 포탄 날아가는 소리, 빙판은 모조리 깨지고 적병들이 쓰러지는 것이 보인다. 무시무시한 전투가 연일 벌어졌다. 일부 병사는 두려움에 벌벌 떨고 있는 경우도 있었다. 5. 암야(暗夜)의 D고지에서 백병전 소대에 전진 명령이 내렸다. 분대는 오봉산(五峰山) 능선의 D고지에 진을 친다. 해가 지고 암흑이 깔리는데 전투명령 전방 적정이다. D고지를 사수하라! 그러자 적군 포탄이 떨어진다. 한참 만에 포격이 멎고, 징소리, 북소리가 들려 온다. 돌격! 돌격! 돌격! 적군이 올라온다. 우두둑 우두둑 눈 밟는 소리가 요란하 다. 가까이 유인한다. 사격개시 탕탕탕 탕탕탕탕 기관포와 M-16이 불 뿜는다. 그 래도 계속 올라온다. 백병전! 백병전이다! 내가 외친다. 코 앞도 안 보이는 암흑, 그림자만 보고 대검으로 찌르고, 치고 박고, 권총, M-16 아무데나 발사, 아비규환 (阿鼻叫喚)의 백병전이다. 백병전의 처절함은 아직도 눈앞에 아른거린다. 생사의 기로에서 살아남기 위하여 스스로를 보호하는데 노력했다. 먼동이 튼다. 교대병력이 올라온다. 분대장님! 분대장님! 정신 드십니꾜? 위생병이 벌렁 쓰러져 있는 나를 흔들어 본다. 눈을 뜬다. 잠시 위생병 얼굴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