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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기 군사연구 제130집 347 이상의 배치병력 중 절반가량은 내륙과 도시지대에서 활동하는 반공유격대의 습격․상륙에 대비하는 목적을 주임무로 삼았으므로 총체적으로 3개 군단 이상이 반공유격대를 의식한 견제배치였음을 부정할 수 없는 일이다. 우리 유격부대들이 공산측에게 강요한 견제효과를 더 알기 쉽고 현실감 있게 이해하려면 다음과 같은 가상도를 그려놓고 해석해보면 좋을 것이다. 이를테면 6․25전쟁 기간에 공산군 빨치산 부대들이 서해지구에서 주전선 이 남의 여러 도서들을 차지하고 게릴라전을 전개한다고 가정하는 경우 다음과 같은 도서들을 가상해 보는 것이다. ◊ 경기도 연안 : 석모도, 대무의도, 영흥도, 덕적군도, 장봉도 ◊ 충청남도 연안 : 안면도, 원산도, 어청도, 외연도, 격렬비열도 ◊ 전라북도 연안 : 고군산도, 위도, 선유도, 비안도, 개야도 ◊ 전라남도 연안 : 임자도, 암태도, 하의도, 흑산도, 신도 이상의 20개 도서를 공산게릴라가 작전기지로 장악한다면 그 주변의 바둑돌 같은 수십 개 섬들을 쉽게 장악한 다음 대안육지에 대하여 습격․공작을 반복할 것이며 지리산․속리산의 공산빨치산과 호응하여 맹위를 떨칠 것이 명약관화한 일이다. 이러한 가상도의 정황이 벌어진다고 가정하는 경우 우리는 그 대비책으로서 경기도와 충남 및 전라도 등에 적어도 3∼4개 군단의 전투병력을 배치해야 되지 않겠는가. 그만큼 견제효과에 끌려 다니게 됨이 군사학의 정석인 것이다. 이러한 가상도의 풀이만 가지고도 반공유격대가 발휘한 군사적 가치를 쉽게 수긍할 수 있는 일이다. 당시 미 8군 사령관 밴 플리트 장군이 유엔에 제출하는 보고서에서 “백령도 기 지는 정규군 1개 사단에 맞먹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라고 평가한 것은 유격부 대들이 발휘하는 종합적 기능을 다른 사람도 아닌 한국전쟁의 현장에서 체험하는 고위급 사령관의 과장 없는 평가였다고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특히 서 해지구의 유격부대들은 미국 함대와 영국함대 그리고 미 제5공군의 절대적인 지 원을 받으면서 제공권과 제해권을 완전히 장악한 여건 위에서 게릴라전을 수행하 였으므로 그들이 발휘한 견제효과는 단순한 숫자만 가지고 평가할 수 없는 육중 한 견제효과를 항시 지녔음을 부인할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