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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리랑카 내전, 정부군의 승리 요인과 반군 LTTE의 궤멸 요인 288 군사연구 제130집 에 대한 공정하고도 철저한 조사와 그에 따른 단죄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같은 ICG의 권고는 분쟁이 종결된 뒤 전후 재건(post-conflict building) 과정 에서는 ‘정의로운 평화’(just peace)의 수립이 무엇보다 소망스럽다는 점을 다시 한 번 상기시킨다. 평화란 정의와 마찬가지로 절대적인 개념이 아니라 상대적인 개념이지만, 전쟁이나 분쟁이 없는 상태를 가리키지 않는다. 또한 평화란 강자의 평화가 아니라, 모든 사람들의 인권이 지켜지고 소외당하거나 억압당하는 일 없 이 정치적 권리와 경제정의가 이뤄지는 평화여야 한다. 그것은 곧 ‘정의로운 평 화’다. 미국의 정치학자인 진 베스키 엘스테인(Jean Bethke Elshtain)은 “전승국은 [패전국의] 상황이 더 나빠지는 것을 막기 위한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했 다. 19) 스리랑카내전에서 패자인 소수 타밀족의 경우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여기 서 인간안보(human security)의 개념이 중요해진다. 전쟁이나 폭력의 위협으로부 터 인간의 권리와 안전, 생명을 지킨다는 것은 모든 가치행위의 으뜸이다. 스리랑 카에서 패자인 타밀족의 인간안보가 지켜지지 않는 한 스리랑카에 평화는 없고, 정의로운 평화는 더군다나 없다. 26년 내전이 끝난 스리랑카는 적어도 겉으로는 희망적인 모습이다. 치안이 안 정을 찾아감에 따라 외국 관광객들이 몰려들고, 덩달아 경제상황도 나아지는 중 이다. 그러나 스리랑카는 아직 평화가 뿌리내렸다고 말하기 어렵다. 스리랑카 정 부에게 주어진 임무는 유혈분쟁의 땅에 평화를 구축하는 것이다. 지난날의 적과 화해를 하고, 나아가 국민적 통합을 이뤄내야 한다. 이것이 실패하면 내전의 불씨 는 꺼지지 않고 안에서 타오르다가 언젠가 또 다른 내전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 다. 내전의 승리 뒤 스리랑카 정부에게는 내전에서 패한 타밀족을 어떻게 끌어안 아 국민통합을 이루어내는가의 어려운 과제가 남아있다. (원고접수일 : 2010.10.29, 심사완료일 : 2010.11.26, 게재확정일 : 2010.11.30) 19) Jean Bethke Elshtain, “The Ethics of Exit”, Foreign Policy; May/Jun2005 Issue 1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