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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리랑카 내전, 정부군의 승리 요인과 반군 LTTE의 궤멸 요인 284 군사연구 제130집 알 수 있다. 국제관계에서 현실주의(realism)를 중시하는 국제정치학자들은 “어떤 국가도 이득이 없다면 움직이지 않는다”고 말한다. 인도적인 차원에서의 개입이 요구될 지라도 국가이익이 별로 없다면, 개입을 망설이게 된다. 이미 많은 국제정치학자 들이 현실주의에 바탕해 이론적 틀을 닦아놓은 상태다. 그들 대부분은 ‘국가이 익’이란 관점에서 군사적 개입을 해석하고 있다. 일에 이르기까지 국가들은 ’자 국의 이익을 위해’ 다른 나라들에 개입했다”고 주장했기에 국제정치학자 한스 모겐소는 “고대 그리스에서 오늘에 이르기까지 국가들은 ‘자국의 이익을 위해’ 다른 나라들에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11) 나아가 모겐소는 한 국가의 외교정책의 목표는 국가이익이란 잣대로 결정돼야 한다고 단언했다. 모겐소와 마찬가지로 영국 정치학자 니콜라스 휠러도 “일반적으로 국가들은 외국인들을 구하는 데 자국 군인들의 피를 흘리는 모험을 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한다. 12)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고 박정희 대통령은 1965년 베트남 파병 당시 고심에 고심을 거듭했었다. 결국 그는 월남파병이 한국 경제와 군 현대화에 도 움이 된다는 결론에 따라 파병을 결정했었다. 모겐소를 비롯한 현실주의 정치학 자들의 시각에서 보면, 스리랑카 정부군에 대규모 군사원조를 단행함으로써 26 년 동안 이어져왔던 군사적 균형을 깨뜨리고 전쟁을 종식시킨 중국의 정책은 (그 정책이 과연 정당한 것이냐 아니냐의 논의와는 별개로) 국가이익의 극대화 를 위한 합리적 조치로 풀이될 것이다. 그런 점을 인정하더라도 이해당사국인 인도와 미국은 스리랑카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커가는 것을 불편한 눈길로 바라 보는 상황이다. 스리랑카 정부군에 무기를 가장 많이 대준 국가는 중국이지만, 영국을 비롯한 서유럽 국가들도 스리랑카 정부에 무기를 판매함으로써 내전의 군사적 균형을 깨뜨리는 데 기여했다고 볼 수 있다. 영국 신문 <타임스>가 유럽연합(EU)의 자 료를 옮겨 보도한 바에 따르면(2009년 6월 2일), 전쟁 막바지인 지난 3년 동안 수천만 달러 어치의 무기를 스리랑카 정부군에 넘겨 LTTE 진압에 이바지한 것 11) Hans Morgenthau, Politics among Nations: the Struggle for Power and Peace (New York: Alfres A Knopf, 1967), p.425. 12) Nicholas J.Wheeler, Saving Strangers: Humanitarian Intervention in International Society(New York: Oxford University Press, 2000)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