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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쟁 발발의 원인에 대한 재고찰 24 군사연구 제130집 있을 뿐만 아니라 한반도가 아니라 중국이나 이란 또는 그리스, 터키에서 전쟁을 하자는 결론을 내릴 수도 있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f(x), f(y), f(z)를 통해서 xyz에 대해 스탈린과 김일성, 박헌영이 어떻게 판단하고 있었는가의 문제였던 것이다. Ⅴ. 결론을 대신하여 : 행위자 중심의 전쟁 인식에서 보편성 문제 이제 다시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가고자 한다. 6․25전쟁을 단지 특수한 하나의 경우가 아니라 역사적으로 보편적인 전쟁의 하나로 위치지울 수 있을까? 전쟁의 기원에 대한 연구가 자료의 발굴에 따라 180도로 뒤바뀌는 현재의 연구경향이 과 연 바람직한 것일까? 6․25전쟁의 기원에 대한 연구는 오늘 우리에게 무슨 교훈 과 성찰을 주는 것일까? 전쟁의 기원을 구조적으로 접근할 경우 6․25전쟁은 1949년과 같은 특수하고 국제적 차원에서 결정적인 변화가 있을 때에 일어날 수 있다. 그러나 1960년대 베트남 전쟁이나 1970년대 중동에서의 전쟁이 모두 국제적 차원에서의 결정적 변 화와 관계없이 일어났다. 그나마 베트남 전쟁은 1964년 중국의 핵개발과 연동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것이 1949년의 변화와 비교될 수 있 는 변화라고는 할 수 없다. 그렇다면 결국 6․25전쟁의 기원을 통해 볼 때 전쟁의 기원과 발발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행위자의 상황 및 위기 인식이며, 그러한 상황과 위기 를 어떠한 방식으로 대응하고 해결하고자 하는가에 대한 결정이 곧 전쟁의 기원 을 해명할 수 있다. 이를 바꾸어 말하면 아무리 중요한 상황 변화가 있더라도, 아 무리 심각한 위기가 있더라도 이것을 전쟁을 통해 해결하지 않아도 된다는 행위 자의 판단과 결정이 있다면 전쟁은 발발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와는 반대로 아 무리 조그마한 위기라도 이것이 정책결정자들에게 잘못된 신호를 줄 경우 전쟁 발발로 이어질 가능성 역시 무시할 수 없다. 앞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1949년 타이완의 위기나 1960년대 후반과 1970년대 중반 한반도에서의 위기 시에 전쟁이 발발하지 않았다. 1950년대 말 레바논 위기, 1950년대 중반 수에즈 운하 위기,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 등도 모두 말 그대로 ‘위기’로 넘어갔다. 전면전으로 비화되지 않은 것이다. 당시 ‘행위자’들은 그 상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