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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 집 군사연구 제130집 137 다. 먼저 금산 가도에 대한 대비가 없었다. 실수에 의한 결과라고 할지라도 사단 수색중대를 금산 지역에서 철수시켜 대전으로 이동시킨 것은 북한군의 기도를 파 악하지 못하는 결정적인 이유가 되었다. 또한 제21연대를 옥천 방향에 배치하여 제34연대의 퇴로를 확보하고자 하였지만 북한군은 이보다 서쪽의 터널을 차단하 고 말았다. 딘 소장은 제21연대를 더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양쪽 모두를 확보하도 록 하여야 했지만 그렇게 하지 못한 실수를 범하였다. 그 결과로 사단이 철수할 때 북한군의 차단 부대로 인하여 제대로 철수하지 못하고 분산되어 철수할 수밖 에 없었다. 북한군의 기동을 파악하기 위한 정찰은 대부분 항공정찰에 의해 이루어졌지만 북한군은 전의-조치원 전투 이후로 가능하면 야간에 기동하는 방법을 채택하였 다. 특히, 전차부대는 주간 기동을 제한함으로써 항공정찰을 통한 북한군의 의도 파악은 한결 더 어려워졌다. 여기에 미군은 다급하게 참전하면서 전투에 반드시 필요한 지도를 제대로 확보하지 못하였다. 대부분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이 만든 지도를 이용하여 전투를 수행하였는데 이로 인해 미군은 지리를 파악하거나 북한군과 아군의 정확한 위치를 표정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반면에 북한군은 남한 출신을 이용하거나 피난민 속에 첩자를 보내어 미군의 부대 배치에 대한 정보를 보다 소상히 파악한 것으로 추측된다. 부대 간의 전투 지경선을 이용하여 침투한다거나 미군의 지휘소와 포병 진지를 정확히 알고 습격 하는 일이 발생하였다. 대전에서도 19일 밤에 북한군은 미군 혼성 포병대대를 습 격하여 화력지원이 어렵게 하였다. 미군은 북한군의 허위 정보에 곤란을 겪기도 하였는데 20일 새벽에 제34연대 제1대대가 마치 원위치를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하여 연대장과 사단장을 혼 란에 빠지게 하였다. 이는 이전의 전투에서 획득한 미군 무전기를 이용하여 제34 연대 지휘소에 허위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발생한 혼선이었다. 전체적으로 미군보다 북한군이 정보우위를 점하고 대전 전투에 임했음이 분명 하다. 현대적인 군대인 미군이 보다 전근대적인 군대라고 얕보던 북한군에게 정 보의 측면에서 열세인 것이 아이러니이면서, 동시에 아무리 현대화된 첨단 장비 를 갖춘 군대라 할지라도 토착군대가 가지는 장점을 무시하지 못한다는 교훈을 주며 현재의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