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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전쟁사Ⅰ 정의의 전쟁(Just War) 이론의 한계 및 대안모색 90 군사연구 제126집 승자가 강요하는 평화가 있을 뿐이고 억압과 고통, 희생, 그리고 잇단 혼란이 따 른다. 6. 전쟁이 희생을 치러서라도 보다 나은 평화를 위한 것이라면, 전쟁 전보다 사 람들이 더 안전하다고 느껴야 전쟁이 주는 최소의 보상이다. 국가안보(national security)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인간안보(human security)의 가치가 우선한다. 7. 승전국은 패전국의 민심(public opinion)을 ‘점령’해야(민심을 얻어야) 정의의 전쟁의 진정한 승자가 될 수 있고 정의로운 평화(just peace)를 실현할 수 있다. 전쟁으로 상처받은 민심을 어루만져주고 흉흉한 민심을 달래고 가라앉히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승전국의 도덕적 의무다. 전쟁을 정당하게 마무리함으로써(jus post bellum의 기준을 지킴으로써) 건강한 평화, 정의로운 평화를 건설하는 작업은 장기적인 전망에서 매우 소중하다. 특히 전후 국가재건과정에서 정치 경제 사회적 안정이 가해야 하는 패전국의 경우 전 승국이 jus post bellum의 기준을 지키는 것은 매우 소망스럽다. 한 전쟁연구자는 jus post bellum에 따른 전쟁의 정당하고 합리적 수습이 이뤄지느냐 아니냐는, 그 전쟁으로 말미암아 커다란 고통을 겪었던 수많은 군인들과 비전투원(민간인)들의 삶에 궁극적으로 커다란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지적한다.47) 전쟁이 끝난 지 여 러해가 되도록 안정을 찾지 못하는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의 현실은 jus post bellum의 중요성을 잘 말해준다. 결론적으로, 이 글은 21세기의 변화된 국제질서 속에서 정의의 전쟁(just war) 개념을 새로이 세워야 한다는 점에서 문제제기를 하면서, 승전국이 패전국의 전 후 재건과 인간안보(human security)에 보다 책임 있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했 다. 그러나 그 책임 어디까지인가에 대해선 보다 심도 있는 연구가 진행될 필요 가 생겨난다. 아울러 현대전쟁의 양상이 옛날의 전쟁과는 달라진 만큼 그에 걸 맞는 정의의 전쟁 이론이 수립돼야 할 것이다. 현대는 아리스토텔레스와 그의 제 자 알렉산더가 살았던 시대와는 국제질서와 정치경제 모든 면에서 달라졌다. 고 전적인 전쟁이 국가 대 국가의 전쟁이었다면, 지금은 국가 대 비국가조직 (non-state actor)의 전쟁도 흔하다. 9․11 뒤 미국이 주도하는 ‘테러와의 전쟁’이 대표적인 보기다. 전쟁의 양상이나 성격이 바뀐 만큼 고전적인 정의의 전쟁 개념 도 수정과 변화를 요구한다. 이 부분에 대해선 앞으로 연구과제로 남는다. 주 47) Louis Iasiello, “Jus Post Bellum : The Moral Responsibilities of Victors in War”, Naval War College Review, Summer/Autums 2004, Vol.57, No.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