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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전쟁사Ⅰ 정의의 전쟁(Just War) 이론의 한계 및 대안모색 86 군사연구 제126집 ▲ 평화유지활동을 위해 출동대기중인 상록수 부대원 결론적으로 정의로운 평화론은 정 의의 전쟁론이나 평화주의를 배격하 는 것이 아니라 그 한계를 보완하고 인간안보를 중시하는 이론적 접근이 다. 단순히 어떤 일이 생겨나더라도 전쟁은 안 된다고 주장하는 평화주 의와는 시각이 다르다. Jus ad bellum 이나 jus in bello의 준칙에 따라 전 쟁을 어떻게 하면 정의롭게 치를 것 인가를 다루는 전통적인 정의의 전 쟁론과도 다르다. 적극적인 평화만들기(paecemaking) 또는 평화세우기(peacebuilding)가 바로 정 의로운 평화론의 핵심이다. 일반적으로 시간이 흐를수록 무기의 파괴력과 살상력 이 높아짐에 따라 현대전쟁은 jus in bello의 준칙을 지키기 어려운, 대량살상의 파괴적 양상을 보이기 십상이다. 정의로운 평화론은 전쟁을 어떻게 막을 것인가, 전쟁 중에도 정의를 어떻게 실천하느냐도 중요하다고 보지만, 무엇보다 정당하고 도 지속적인 평화, ‘승자의 평화’가 아닌, ‘정의로운 평화’를 이 땅 위에 어떻게 이 룰 것인가에 모아진다. 이런 논의를 바탕으로 전쟁의 정당한 종식(jus post bellum)을 위한 조건들을 생각한다면, 다음과 같다. △ 패전국 국민들에 대한 정신적 상처 치유와 위로 : 무조건 항복으로 패전국 이 됐건, 패전에 몰린 상황에서 사실상 패전국으로서의 불리한 정전협정을 맺었 든, 전쟁으로 고통받았던 그 나라 사람들의 국민적 자존심을 훼손하지 않도록 노 력해야 한다.45) △ 승전국은 패전국 병사들이 사회에 재정착하는 데 도움을 줘야 한다. 많은 병사들은 고통스런 전쟁 체험 탓에 전쟁이 끝나고도 외상후 스트레스성 장애 (PTSD) 증상으로 사회재적응이 어려울 것이다. 주 45) 플라톤은 그의 『공화국』에서 그리스 도시국가 사람들에게 전승기념탑을 세우지 말라 고 충고했다. 20대 전반기의 젊은 시절 플라톤은 그리스가 도시국가들끼리의 전쟁으 로 화염에 휩싸이고, 고대 그리스 도시국가의 양대 세력인 아테네와 스파르타가 서로 패권을 다퉜던 펠로폰네소스 전쟁(Peloponnesian War, 제1차 B.C. 460~446, 제2차 B.C. 431~404)에서 그가 속한 아테네가 전쟁에 져 맹주로서의 패권적 지위를 잃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전쟁과 국가의 생존에 대한 많은 생각을 했던 철학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