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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연구 제126집 73 전쟁은 적법한 권위를 갖고 시작돼야 하며, 둘째, 정당한 동기를 지녀야 하며, 셋 째, ‘올바른 의도’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17) 첫째 적법한 권위와 관련, 아퀴나스 는 이렇게 말했다. “전쟁이 정의롭기 위해선 세가지 요건을 갖춰야 한다. 먼저 권 위를 지닌 당국에 의해 전쟁이 수행돼야 하지, 개인이 전쟁을 선포하고 국민들을 소집해선 안 된다”18) 둘째 전쟁의 정당한 동기도 아퀴나스는 매우 중요한 대목이 다. 그는 말했다. “전쟁에서 공격을 받은 자들은 그들이 어떤 잘못을 저지른 탓에 공격 받아 마땅하다는 정당한 동기가 있어야 한다. 정의의 전쟁은 한 국가가 징 벌을 받아 마땅하거나, 백성들에게 가한 나쁜 짓을 바로잡길 거부하거나, 부당하 게 차지한 것을 돌려주길 거부할 경우, 그 악을 징벌하는 것으로 묘사될 수 있 다”19) 아퀴나스에게 정의의 전쟁은 외부의 적으로부터 침해당한 정의의 질서 (order of justice)를 회복하려는 노력이고, 부당하게 빼앗은 것을 돌려주지 않는 국가를 징벌하는 움직임이거나 또는 외부의 공격에 대한 방어다. 셋째, 아퀴나스에게 ‘올바른 의도’는 정의의 전쟁을 구성하는 중요한 기준이다. 전쟁행위의 적법성(jus in bello) 기준에 해당하는 아퀴나스의 논리는 △적의 공 격으로부터 나를 지키기 위해 적을 죽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처음부 터 적을 죽이려는 의도를 가져선 안 되며 △나를 지키기 위해 필요한 폭력보다 훨씬 더 센 폭력을 공격자에게 휘둘러선 안 되며 △적을 죽이는 것도 공공선 (public good)을 위해서여야지, 개인적인 적개심으로 행해져선 안 된다는 것이다. 또한 정당한 이유로 전쟁을 벌이더라도(jus ad bellum의 기준에 합당하더라도) 사악한 의도를 지닌 채 전쟁을 벌여나간다면, 전쟁 자체는 정당하다 하더라도 그 전쟁에 참전한 국가나 병사는 죄악(sin)을 저지르는 셈이다. 그 죄에 대한 징벌은 하느님이 내린다고 아퀴나스는 믿었다. 오늘날 정의의 전쟁론의 jus in bellum 기준을 구성하는 중요한 한 요소로서 ‘비례의 원칙(proportionality)’이 꼽힌다. 적과의 교전에서 대량살상무기를 사용하 는 등 (아군이 받은 공격의 정도에 견주어) 지나치게 많은 희생을 강요하는 행위 는 비례의 원칙을 어기는 것이다. 아퀴나스는 적의 공격으로부터 나를 방어하는 행위가 ‘이중의 효과(나의 생명을 지키고, 아울러 공격자를 죽이는 효과)’를 낳는 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비례의 원칙이 지켜져야 함을 지적한다. “(어떤 사람이 적 주 17) Ibid., Q.40, A.1. 18) Ibid., Q.40, A.1. 19) Ibid., Q..58, A.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