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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군사 사 및 기타 Ⅰ 조선전기의 국방의식 306 군사연구 제126집 이들을 선정한 이유는 일단은 백성에게 공덕(功德)이 있다는 것이었다. 예조전서 조박 등이 상서하였다. ‥‥ 고려의 혜왕, 현왕, 충경왕, 충렬왕 은 모두 백성에게 공이 있으니 또한 마전군의 태조묘에 붙여 제사지내게 할 것입니다.24) 마전현에 사당을 세울 것을 명하고, 고려 태조와 성왕, 현왕, 문왕, 충경왕, 충렬왕, 공민왕의 7왕에게 제사지냈는데, 7왕은 모두 공덕이 있었기 때문 이다.25) 그런데 여기서 말한 공덕(功德)이 있다는 것은 실은 막연한 개념이다. 이들을 선정한 기준을 파악하려면 이 공덕의 내용이 무엇이냐는 것을 파악해야 한다. 지 금부터는 사서에 들어난 국왕의 행적과 사찬을 통해서 이들 국왕에 대한 후대의 평가를 통해 이들의 선정기준을 찾아보도록 하겠다. 1. 원육전의 8위 국왕에 대한 평가와 선정기준 선정기준을 논할 때 가장 당혹스러운 것이 원육전 에 배향한 8위이다. 일반적 인 업적으로 볼 때 이해하기 힘든 왕들이 선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일단 이들의 선정기준을 찾아보는데 가장 유용한 자료는 고려사 에 수록한 최충, 이제현의 사찬과 이 시기 개혁과 법전편찬을 주도한 정도전의 평가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정도전은 고려사 의 전신인 고려국사 를 편찬했고, 이와는 별도로 「경제문감별 집」 군도(君道) 편에 역대 고려왕에 대한 평가를 수록했다. 이 글은 대부분 최충 과 이제현의 사찬을 요약한 것이기는 하지만26) 어찌 되었든 정도전의 생각을 보 여준다는 점에서 중요한 근거가 된다. 왕씨 봉사를 결정한 태조즉위교서를 편찬 한 사람이 정도전이고, 당시의 그의 지위와 활약을 보면 8위의 선정에 그가 큰 영향을 끼친 것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태조는 고려왕조를 개창한 군주이니 굳이 선정기준은 논할 필요가 없다. 태조와 함께 8위가 3위, 4위로 축소되는 과정에서 한번도 빠진 적이 없는 왕이 현종이다. 그를 배향한 이유는 어려운 시기에 거란 전쟁을 극복하고 나라를 보존 한 공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다. 태종 13년 예조에서 원육전 의 8위를 3위로 주 24) 태조실록 권1, 태조 원년 8월 경신. 25) 정종실록 권1, 정종 원년 4월 정묘 26) 삼봉집 권12, 경제문감별집 하, 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