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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연구 제126집 183 패전의 불행을 초래한 것이다. 선조를 포함한 조선 軍수뇌부는 왜군의 기만전을 식별하지 못하고 왜군의 재침 략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전술과 군사력 건설에 소홀했으며, 싸우기 전에 기만을 통한 유리한 상황조성의 중요성 또한 간과하였다. 결정적인 시기에 원균을 삼도 수군통제사로 임명한 선조의 결정은 손자병법 첫 구절에 나오는 ‘兵者國之大事, 死生之地 存亡之道’마저도 망각한 일이라 할 수 있다. 전쟁에서 상대방의 중심을 식별하고 흔들어 오판을 유도하고 스스로가 허점을 보이게 하는 궤도적용은 이겨 놓고 싸우는 중요한 고려요소임을 다시 한 번 인식해야겠다. 결론적으로 칠천량 패전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전쟁을 함에 있어 5事 7計와 더불어 궤도적용의 중요함을 손자병법에서 강조하고 있는데, 선조와 원균은 ‘군사적 혜안’ 없이 왜군 침략에 대비함에 있어 치밀하지 못했다. 왜군은 강화교섭기간 다각적인 궤도적용으로 사전 승리할 수밖 에 없는 형세를 조성하였다는 점이다. 둘째, 강화교섭기간을 이용하여 양국의 재 정비면에서 원균 및 조선조정은 구체적인 대비책 마련이 부족하였으며, 왜군은 조선수군의 중심을 정확히 식별하고 궤도를 적용하여 무력화하였고, 임진왜란 초 기와는 다른 모방전략 및 전술적용으로 원균함대를 궤멸시킬 수 있었다. 셋째, 전 승보장을 위해서 궤도적용은 충분조건이 아니라 필요조건임을 칠천량 해전사례로 알 수 있으며, 반드시 승리할 수밖에 없는 ‘형세’를 사전에 조성하는 것이 전쟁실 시보다 더 중요함을 알 수 있다. 칠천량 패전에서 몇 가지 교훈을 도출해 보자. 첫째, 전쟁을 계획할 경우에 반드시 궤도사상을 적용한 제승지형(制勝之形)의 형세를 만들어 놓고 전쟁에 임해야 하는 것이다.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는 재침략을 위해 사전 치밀한 정치적, 군사적 기만을 계획하여 궤도사상을 적용한 제승지형(制勝之形)의 형세를 만들어 놓고 전쟁에 임하였다. 둘째, 정확하고 과학적 근거에 의한 전훈분석으로 나의 부족한 점을 반드시 보 완해야 한다.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와 그 수장들은 임진왜란 초기의 패전 원인을 면밀히 분석하고 미비점을 보완하는 등 전훈분석의 중요성 인식하였고, 차후전쟁에 대비하기 위한 전투력 증강(아다케 대형군선 건조)과 조선軍을 이길 수 있는 각종 전략전술적 변화 노력을 하였다. 셋째, 임무형 지휘의 중요성이다. 천리 길 떨어져 있는 한양 땅의 조선 조정 및 조선 軍수뇌부가 전장의 전술까지도 일괄 통제하는 등 현장의 지휘관에게 융통성